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한 이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계획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또한 미국 대통령에서 당선한 버락 오바마 당선인 역시 미국 경제 개선을 위해 ‘녹색경제’를 제안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여전히 미개척 분야인 만큼 우리 정부의 지원에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이뤄진다면 ‘녹색경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우리 기업들이 먼저 선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수의 대기업은 물론 전문기업들까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미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국가들과의 기술 제휴 등으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부문도 있다.
◇ 두산중공업, 발전설비 집중 개발
세계적인 발전설비 업체인 두산중공업은 자사의 발전설비 기술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해상풍력 발전설비 시장은 연 평균 31%로 성장해 2020년에는 전 세계 누적 설치 용량이 38GW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8GW는 1000MW급 원자력 발전소 38기와 맞먹는 규모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2009년 7월까지 아시아 최초로 3MW급 육해상 풍력발전시스템인 ‘WinDS 3000TM’ 개발을 완료해 2010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재 세계적으로 해상풍력의 주력 기종이 1.5MW~2.5MW급인 것을 감안하면 두산은 한발 앞서 대용량 풍력발전 기술을 개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6년 해상풍력발전 개발 국책과제의 주관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풍력발전을 위한 행보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그린에너지 중 하나로 연료전지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세계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42MW 규모로 적은 편이지만 2030년에는 약 42GW 수준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국내외 대기업들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25KW급 ‘스택’ 개발에 성공,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는 300KW급 스택과 주요 구성품 및 주변장치를 개발 중에 있다. 스택은 연료전지 개발의 핵심 기술로 선진 업체에서 기술이전을 꺼려해 국내 업체들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연료전지 분야에서 300KW급 상용화와 더불어 설계·구매·시공(EPC) 역량과 결합한 플랜트 연계형 연료전지 시장에 진입해 2020년에는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한화석화, 태양전지 ‘셀’ 생산 참여
한화석유화학 역시 기존 석유화학 사업군과 함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 엔진을 마련한다는 전략에 따라 발 빠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려는 대표적인 신사업은 바로 태양광 사업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태양광 발전의 핵심소재인 태양전지의 셀(Cell) 생산 사업에 참여한다.
2009년 30MW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생산규모를 330MW까지 늘려나가고, 2015년까지 총 1GW의 설비를 구축하여 세계시장의 5% 이상을 점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8000억 원 상당을 투자해 2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것이 한화석유화학의 목표다.
한화석유화학은 330MW 규모의 태양전지 셀을 생산할 수 있는 유휴 부지를 울산공장 내에 확보, 12월 30MW 규모의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내년 하반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태양전지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제조에도 참여해 ‘폴리실리콘으로부터 셀’에 이르는 생산체제의 수직계열화를 구축, 각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배가 시켜나갈 계획이다.
특히 한화석유화학이 생산하고 있는 태양전지 모듈 보호 및 접착용 핵심소재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를 이용해 사업 다각화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 동양제철화학, 태양광발전 소재 양산
동양제철화학 역시 자체기술로 태양광발전용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개발 및 양산에 성공, 올해 3월 공장 준공과 대규모 증설을 통해 제2의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동양제철화학은 단기간에 업종전환에 성공하면서 여타 산업 관련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진출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실물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미 고수익·고성장사업인 폴리실리콘 매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동양제철화학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매출액 1조300억 원, 영업이익 1812억 원이었던 동양제철화학이 신재생에너지 진출로 인해 2010년에는 3조6000억 원의 매출액과 1조305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직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성과 속속 등장
LG화학도 핵심사업인 석유화학 제품의 시황 급락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사업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하이브리드카용 중대형 2차전지를 추가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해당 시장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 역시 최근 포화상태에 다다른 액정표시장치(LCD) 등 모니터사업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카용 2차전지 생산업체로 도약을 준비하는 등 녹색산업을 통해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7일 태기산 일대에 2MW급 20기, 총 발전용량 40MW/h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준공했다. 이는 2만5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중공업은 2006년 스페인에 5000만 달러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수출한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이탈리아서 3000만 달러, 태양광 설비 1위 시장인 독일에서 4000만 달러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수주하는 등 선박 제조 사업 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풍력발전기 사업 분야에도 진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