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뇌물공여지수'가 세계 22개국 중 14위에 머물러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비즈니스 시 뇌물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명성기구는 9일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08년 뇌물공여지수(Bribe Payers Index. BPI) 조사결과 한국이 10점 만점에 7.5점으로 전체 조사대상 22개국 중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과 함께 공동 1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해외뇌물 정도에 따라 22개국을 4등급으로 나눈 평가에서 남아공과 대만을 비롯해 홍콩, 이탈리아, 브라질 등과 함께 제3그룹으로 분류됐다. 투명성기구 관계자는 "이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뇌물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에 대한 국제적 평판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벨기에와 캐나다가 10점 만점에 8.8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고, 네덜란드와 스위스가 8.7점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반면, 러시아는 5.9점으로 최하위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중국(6.5점), 멕시코(6.6점), 인도(6.8점) 등이 하위권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신흥 경제대국(BRICs)의 기업들이 해외 뇌물수수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 위겟 라벨(Huguette Labelle) 회장은 "정부가 해외뇌물에 대한 기존의 법과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하고 기업들은 효과적인 뇌물방지 프로그램을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조사는 26개국 기업 중역 2742명을 대상으로 '거래하는 22개국 외국기업들이 해외상거래에서 얼마나 자주 뇌물수수에 개입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인터뷰로 실시됐다. 뇌물공여지수는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 발표됐으며, 한국은 1999년 19개국 중 18위, 2002년 21개국 중 18위, 2006년 30개국 가운데 2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