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의원들이 시민들과 직접 소통을 하겠다며 공식 홈페이지에 만든 ‘의회에 바란다’라는 민원게시판이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원들이 해당 게시판을 직접 보고 챙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원들이 게시 글에 직접 답변을 쓰지도 않는데다, 관련 부서에 민원이 전달만 될 뿐 일반 민원과 똑같이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게시 글은 답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주시의회가 해당 게시판을 통해 시의원들과 직접 소통은커녕 ‘소통 시늉내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8대 경주시의회가 들어선 7월 1일부터 해당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인의 글은 총 8건에 불과한 것도 또 다른 논란이다. 이는 월평균 1.33건의 민원인의 글이 게시된 것으로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유명무실’ 소통창구라는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게시된 글 8건 가운데 비공개 2건을 제외한 6건 가운데 시의회가 답변을 한 글은 단 2건에 불과한 것도 논란인데다, 답변을 한 2건 마저도 시의회가 아닌 집행부인 경주시가 처리하는 업무라며 해당 부서에 직접 전화해 보라는 식의 무성의한 답변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시의회의 무성의한 ‘소통 시늉내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주시의회는 ‘열린 의장실’이라는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현 의장의 약력과 동정을 소대하는 페이지만 운영할 뿐, 해당 홈페이지 어디에도 민원인의 의견이나 애로사항을 접수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경주시의회가 ‘열린 의장실’, ‘의회에 바란다’ 등의 그럴듯한 명칭만 넣은 채, 제대로 된 시민소통 창구는 운영하고 있지 않는 격.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주시의 일반 민원 처리 과정에서 민원을 해결하지 못한 주민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주시의회의 민원 게시판에 민원을 넣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민원인들의 원성만 커지고 있다.  경주시의회가 운영하는 ‘의회에 바란다’에 민원을 올린 A씨는 “민원을 계속 제기해도 담당 부서에서는 해결이 되지 않자 답답한 심정으로 해당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결국 민원을 해결하지 못한 부서에 다시 민원접수가 됐다”며 “시의회가 주민과 소통하겠다고 만든 창구인데도 시의원들이 민원인들이 올린 게시 글을 제대로 읽어 보기나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도 기초의회가 운영하고 있는 민원 게시판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흥회 동국대 행정경찰공공학과 교수는 “일선 시·구·군 의회가 주민들이 요청하는 모든 민원에 관여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사항이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소통의 창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주시의회는 이 같은 무성의한 ‘소통 시늉내기’ 논란 속에도 최근 경주시가 시민참여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해 신설한 시민소통협력관실의 2019년도 사업비 1억 7910만원을 읍·면·동사무소에서 하는 사업과 겹친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해 자신들의 역할이 축소될까봐 집행부의 소통업무를 발목잡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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