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남편 박모(45)씨는 최근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양측의 분쟁이 형사소송으로까지 비화했다.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 씨는 전날인 1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상 아동학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고소했다.박 씨는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아내의 폭언·폭행을 주된 이혼 청구 사유로 들었는데, 이에 더해 처벌까지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고소장에서 조 전 부사장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자신의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또 태블릿PC를 던져 엄지발가락을 다쳤다는 내용도 있다. 박씨는 상처를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경찰에 제출하며 "2014년 12월 항공기 회항 사건 이후 폭언과 폭행이 잦아졌다"고 했다.박씨는 조 전 부사장이 쌍둥이 자녀에게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던지고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등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특정 업체에 무상으로 넘겨 배임이 의심된다고 고발했다.조 전 부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전문의 박 씨와 결혼해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으로 고통받았으며, 2014년 12월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폭행 빈도가 높아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해왔다. 두 사람은 2017년 5월께부터 별거 중이다. 고소장에서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죽어"라고 고함을 지르며 목을 조르고,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엄지발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목 주변과 발가락에 상처가 난 사진·동영상 등을 경찰과 이혼소송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쌍둥이 아들을 학대했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담았다. 조 전 부사장이 아이들이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집어 던져 부수거나, 잠들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했다는 내용이다.그는 이혼소송과 함께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도 낸 상태다. 이와 함께 박 씨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현아·현민 삼남매가 보유한 그룹 내 가족회사 지분이 전량 특정 업체에 무상으로 넘어간 점을 들어 재산 분할을 피하려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박씨는 재산을 빼돌렸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강제집행면탈죄와 배임죄로도 조 전 부회장을 고소했다.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폭언·폭행이 아니라 박씨의 알코올중독, 자녀들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결혼생활이 어려워졌다고 반박하고 있다. 알코올중독 증세로 세 차례 입원치료를 한 적이 있는 박씨가 치료받는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자 갈등이 심해졌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박 씨는 운전기사들로부터 동선을 철저히 감시받는 등 결혼생활 중 받은 스트레스로 알코올에 의존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조현아 씨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자녀를 학대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폭행 의혹에 대해선 "모두 술 또는 약물에 취해 (박씨가) 이상증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 자녀들을 위해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형사 고소 및 고발까지 된 상황이므로 명예훼손 등 형사적 대응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한 동영상을 KBS가 입수해 일부가 공개됐다. 절규에 가까운 소리로 고함치는데, 이를 듣고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녹취록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조현아 남편은 몸 여기저기를 다친 사진을 증거로 냈는데, 이 역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맞아 다친 것이라고 주장했다.KBS가 20일 공개한 영상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남편인 박모씨에게 소리치며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왜 물건을 부쉈느냐는 말에 악다구니를 썼다. 그러면서 "네가 딴소리를 하니까 그렇지, 네가 딴소리를 하니까. 네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니까"라고 소리쳤다."어떡할까 내가 그럼 지금"이라고 묻는 말에 "죽어, 죽어, 죽어, 죽어버려"라고 반복하며 고함치는 장면도 담겼다. 지난 2014년 12월 5일 새벽 0시 50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사무장과 언쟁을 벌인 끝에 사무장을 이륙 직전 내리게 했다.당시 1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은 땅콩 등 견과류를 건네고 있는 승무원에게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내와야 하는데 봉지째 갖다준 것에 대해 "매뉴얼대로 서비스가 되지 않았다" 문제 삼았다.조 부사장은 이어 기내 서비스를 지휘하는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 확인을 요구했지만 사무장이 태블릿 컴퓨터에서 비밀번호를 찾지 못하는 등 당황하자 조현아 부사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이 때문에 항공기는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출발이 지연돼 250여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조 전 부사장은 이후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석방됐다.
사진 KBS  화면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