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위기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훈훈한 노사협력 미담 사례가 들려와 화제다
미담의 주인공은 대구시 달성공단 소재 ECS코리아 노동조합(위원장 박응규)으로 지난 15일 돌아온 어음을 일부 막지 못해 흑자 부도위기에 처한 회사를 ‘노동조합비’ 2,000만원을 쾌척해 살린 것이다
ECS코리아(대표이사 주삼탁)는 2004년 설립 된 근로자 120여명의 ‘발전기 부품 제조’ 외투기업이고 ECS코리아 노동조합은 지난 2006년 12월 설립된 한국노총 금속노조 산하 신생 노동조합이다
ECS코리아 노사가 하나가 되기 까지는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 2007년 노조설립을 와해 하려던 사용자로 말미암아 ‘근로자 분신 사망’ 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당시 대표이사가 구속 되는 등 이 후 노사관계는 노사간 불신의 연속이였다
이런 와중에 2008년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80여명의 근로자를 해고했고 노조가 이에 반발, 파업을 경고하는 등 또 한번 노사가 날 선 대립으로 대치 했다.
이때 신임 경영진은 노조를 경영파트너로 인정 어려운 경영상황을 공개했고 이를 통해 회사 사정을 알게 된 노조 내부에서‘파업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힘을 얻어 투쟁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사 살리기에 주력하는 단초가 됐다.
그 결과 노조가 앞장서 2008년 임금인상을 최소화 하고 끊임 없는 대화로 구조조정을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다. 이러한 노사간 협력은 그룹본사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게 됐고 그룹의 자금지원 결정을 얻어 내기 이르렀다
그러나 그룹 자금지원 결정이 며칠 늦어 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 사상 초유의 부도 위기에 직면했으나 노사 상생의 정신이 또 한 번 발휘 돼 이번 부도 위기를 모면했던 것이다.
박응규 노조위원장은 “저희 노사가 함께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회사측의 태도 변화가 시발점 이었습니다”라고 어려웠던 시기를 술회하며 “회사가 어려울 때 노동조합이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미담의 주인공이 된 것을 오히려 부끄러워 했다
이 미담을 접한 이완영 대구지방노동청장은 “노사 대립은 구시대적인 유물이고 ‘노사 상생’만이 작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라 강조하며 기축년 새해에는 이러한 미담사례를 많이 접해 우리지역이 ‘일자리 걱정없고 기업하기 좋은 1등 노사문화 지역’으로 자리 잡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강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