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아랍 국가들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먼저 아랍계 미국인들 인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디어본에서 1000여명의 아랍계 미국인들은 가자지구를 공습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울지마라 가자, 팔레스타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 국가”라는 영어 구호와 “신은 위대하다”, “순교자는 신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아랍어 구호를 번갈아 외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력히 비판했다. 또 시위대 가운데 한 그룹은 사망자들과 어린이 부상자들의 사진과 함께 “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의 희생자”라는 문구로 장식한 관을 이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외에도 시위대원들 가운데 일부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 당시 일어난 이라크 기자의 신발 투척 사건을 빗댄 구호인 “디어본 주민들이여, 신발을 벗어라”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약 30만명의 아랍계 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미시간에서는 또 40여명이 미시간 대학 플린트 캠퍼스에 모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플린트 저널이 보도했다. 이날 뉴욕의 맨하튼에 위치한 이스라엘 영사관 건물 밖에서도 팔레스타인 국기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수 백명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약 5000명의 아랍계 미국인들은 워싱턴 DC 미 국무부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아랍계 미국인들은 이날 국무부 건물에 버스를 대절해 집결하면서 운집, 대규모 반 이스라엘 지원정책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뒤 약 2시간여 만에 백악관으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이번 디어본 시위를 이끈 아랍계미국인기구회의의 대변인인자 ‘아랍 미국 뉴스(Arab American News)’의 발행인 오사마 시블라니는 이번 시위에 대해 가자지구의 공습에 대항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가운데 첫 번째라고 설명하며, 평화 촛불 시위와 휴전 촉구 서명운동, 추모행사 등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랍인들은 이번 일에 매우 실망하고 또 분노했다. 우리는 미국의 현 정부가 이스라엘에 이 같은 일을 벌이도록 자유재량권을 부여한 것에 대한 분노의 심정을 표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위는 미국 본토를 넘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하와이에서도 벌어졌다. 이날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오바마 당선인이 머무르고 있는 휴양시설의 보안경계선 앞까지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 아덴의 이집트 영사관 건물 앞에서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이집트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정책에 동조하고 있다며 이를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개됐다. 그리스 아테네의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벌어진 시위는 무력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3000여명의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돌을 투척, 이를 저지하려던 폭동 진압대가 최루탄을 발포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그러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하마스의 우호국인 이란과 아랍 국가인 레바논 베이루트, 이집트 카이로, 수단 하트룸, 이라크 바그다드 등지에서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전개됐으며,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 등의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조치를 해제하고 아울러 폭력 사태를 종식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하며 모든 이슬람 국가들에 이스라엘과의 단절을 촉구했으며,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 역시 이번 이슬라엘의 공격 규모에 대해 매우 분노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374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하고 14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 하루 사망자수로는 60년만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유엔은 또 사망자 가운데 64명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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