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 혐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러시아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께 모스크바 푸시킨언어대학 앞 도로에서 이 대학에 연수 중이던 여대생 A씨(22)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러시아 남성에게 화상 테러를 당했다.
이 남성은 A씨의 등에 인화성 물질을 던진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달아났고, A씨는 곧바로 모스크바 국립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다행히 2도 화상에게 그치는 등 큰 부상은 피했다.
앞서 2005년 2월 10대 한국인 유학생 2명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흉기에 찔렸고 같은해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리 교포가 러시아인 2명에게 구타 당한 뒤 금품을 빼앗긴 사건도 발생했다.
2007년 2월 한국인 유학생 1명은 러시아 청년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뒤 한 달 후에 숨졌고 같은해 10월 모스크바에서 연수 중이던 정부 부처 공무원은 자신의 집 근처에서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특히 러시아 젋은이들의 약 15%가 극우파에 동조하고 국수주의자 및 네오나치주의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는 등 외국인들의 신변 안전이 더욱 위협받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러시아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범죄가 종종 발생하기는 했지만 최근 범죄 빈도수가 늘어나고 수법도 다양해졌다"며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불만이 외국인들에게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국자는 "이같은 범죄에 우리 국민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러시아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