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찾아 집중 취재 재조명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미제 사건으로 남은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재추적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은 일명 '포천 여중생 납치 피살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으로 2003년 11월 5일에 경기도 포천시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A(당시 15세, 중학생)양이 귀가하는 도중 연락이 두절돼 2004년 2월 8일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이다.신고 후 한 달 보름쯤 지난 12월 22일에 의정부시의 도로 공사장 근처에서 현장 직원의 제보로 실종자의 휴대폰과 가방, 운동화가 발견됐다. 실종자가 사망한 것이 확인된 후 경찰은 인근 지역에서 일어난 다른 납치 사건과 이 사건과의 연관성에 주목하여 용의자를 추적했고 다른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에도 성공했으나 결정적인 증거의 부족으로 혐의 입증에는 실패했고 현재 사건은 미제로 남아있다. 30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그 남자의 매니큐어-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이란 부제로, 16년 만에 나타난 제보자를 통해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다시 한번 추적했다.지난 2004년 2월, 경기도 포천시 도로변 인근의 배수로의 지름 60cm 좁은 배수관 안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이는 석 달 전인 2003년 연말 실종된 여중생 A양이었다. 집에 거의 도착했다는 엄마와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사라진 엄 양. 엄 양은 실종 96일 만에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A양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했고 이에 사인과 사망 시각을 정확하게 밝혀낼 수 없었다. 또한 성폭행 피해가 추측되었으나 정액반응 또한 음성이었다. 현장에서 나온 단서는 오직 하나. A양의 손톱과 발톱에 칠해진 빨간 매니큐어. 특히 이 빨간 매니큐어는 엄 양이 살해된 후 칠해진 것으로 분석되어 충격을 안겼다. 이후 A양의 실종 당시 흰색 차량에 대한 목격 제보가 있었고 이를 토대로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지만 유력한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단서는 죽은 A양의 손톱과 발톱에 칠해져 있던 빨간 매니큐어였다. 평소 엄 양이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았다는 가족과 친구 진술에 따라 이는 A양 사후에 범인이 칠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심지어 범인은 A양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 후 깎기도 했다.현장이나 사체에 어떤 것도 남기지 않은 범인. 하지만 피해자의 손톱과 발톱에 빨간 매니큐어만을 남겼다. 이에 전문가는 "처음부터 의도한 범행의 목적은 성폭행이 아니고 성적인 유린 행위. 성도착증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했다. 16년이 지나 지난 3월, '그것이 알고 싶다'팀으로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제보자 B씨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이요. 이야기를 해야 할 시점이 왔나 봐요. 그때 겪었던 일을 말 못했던 게 너무 미안해서"라고 힘겹게 말했다.A양과 이웃한 마을에 살던 제보자 B씨는 A양이 실종되기 일주일 전 겪었던 끔찍한 일을 털어놓았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B씨가 저녁시간 걸어서 귀가하던 중 낯선 흰색 차량이 다가와 동승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도착지에 다다라 내려달라고 하는 B씨의 말을 무시하고는 문을 잠근 채 계속 운전을 했다는 남자. 달리는 차문을 억지로 열고 죽을 각오로 탈출한 B씨는 놀랍게도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당시의 섬뜩했던 기억과 운전자의 인상착의가 또렷이 남아있다고 한다. B씨는 "남자 손이 매우 하얗고 손톱은 깔끔했어요. 꼭 투명 매니큐어를 칠한 것처럼"이라 기억했다.A씨는 "당시 피해자에 대한 현수막을 보고 그 남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범인이 우리 집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서 당시에 도저히 제보할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그 학생의 가족이나 피해자를 위해서 늦었지만 제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했다"라고 했다. B씨가 납치를 당할 뻔했던 곳과 A양이 납치당한 곳은 불과 2km, 차로 5분 거리. 그리고 아름 씨의 사건과 A양의 납치는 1주일 사이에 발생했다. 이에 전문가도 두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B씨를 놓아준 것에 대해 전문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취약한 대상을 물색했고 그래서 A양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했다. 그날 제보자 B씨를 공포로 내몬 운전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비슷한 시간대와 근거리에서 차량을 이용해 일어난 두 사건은 우연의 일치일까. 제작진은 최면 수사를 통해 제보자의 기억을 심층 복원하고 사건 용의자의 몽타주를 그려냈다. 또 배수로 유기 실험과 매니큐어 성분 검증 과정을 통해 A양 사망의 미스터리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해봤다.
B씨는 최면술을 통해 당시 남자의 번호판을 떠올렸다. B씨가 기억해낸 번호판과 인상착의를 통해 만든 몽타주를 토대로 몇몇을 찾았지만 모두 범인과는 거리가 멀었다.현재 경찰은 몽타주와 차량 번호를 토대로 당시 용의 선상에 올랐던 이들의 비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