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여야 4당이 극한 대치를 이룬 뒤 처음 맞은 주말인 27일한국당은 장외투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며 내년 총선에서의 지지를 호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비상 대기조를 꾸려 국회 본청을 지켰다. 최근 3일 동안 빚어졌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한국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를 열고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집회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과 당원, 시민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독재타도 헌법수호'와 '문재인 스톱(STOP)' 등 피켓을 들고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 저지하자", "법치주의 살려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황교안 대표는 "시장경제 지키는 우리더러 극우라고 한다. 우리가 극우면 문재인 정권은 극극극좌"라며 "이 정부는 좌파 독재의 길을 차근차근 가고 있다. 먼저 행정부를 장악했고 사법부도 점령했다. 이제 마지막 퍼즐로 국회마저 장악하려 한다. 입법·사법·행정이 모두 정부 손아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이를 민주국가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또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억지로 태워서 듣도보도 못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자기들에게 유리한 선거판을 만드려고 한다. 선수가 경기 규칙을 마음대로 정하면 되겠나"라며 "그래서 좌파 독재정부라고 한다. 우리가 투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며칠 의회가 무참히 짓밟혔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치욕을 당했다"면서 "국민 여러분, 불법과 편법을 일삼는 이들을 총선에서 심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그들이 무도한 패스트트랙 처리를 강행하려 한다. 말도 안 되는 의회 쿠데타를 막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좌파세력이 자유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한다. 그들에게 찬성하지 않는다고 의원을 두번이나 불법으로 바꿔치기를 했다. 팩스로 사보임시켰다. 법안 제출도 국회법상 있을 수 없는 전자 등록했다고 한다. 원천 무효 아니겠나"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5시간씩 오전·오후조로 나눠 비상대기조를 편성했다. 이날은 오전 29명, 오후 23명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및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주말 이틀 모두 비상대기한다.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를 찾아 의원들을 격려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당의 집회가 끝난 오후 5시께에는 민주당 측이 오후 6시에 사개특위를 열려한다는 소식이 돌면서 한국당이 긴급 비상 소집을 선언했다가 사실이 아님이 알려지자 20~30분 만에 해제되기도 했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오후 6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회의가 열리면 바로 패스트트랙 지정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국당이) 곳곳에서 막으면 길거리에서라도 하겠다.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회의 공간이지만 한국당 쪽에서 회의 열지 못하게 물리력을 동원해 막으면 방법이 어디있겠나. 길거리에서, 복도에서, 여기 로텐더 홀에서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이것에 대한 여야 합의가 훨씬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며 "법안 내용을 심의하는게 아니라 법안을 정해진 시간까지 논의해서 결론내자는 뜻이다. 마냥 미루고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한 번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한국당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발의한 것을 보면 접점이 충분히 있다"며 "수사권 조정은 제가 17대 국회 사개특위 간사하면서 하려했는데 검경의 주도권 싸움, 권한 쟁의 다툼 때문에 합의를 못 이뤘다. 그 이후로 15~16년이 지났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수사권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상태에서 대치를 이어가되 주말 동안은 다소 소강된 분위기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결 시도나 몸싸움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상민 위원장은 주말 사이 개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결심만 하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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