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원수로서 지난 8년간 국제 무대를 호령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퇴임을 불과 6일 앞두고 그의 퇴임 후 생활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최저의 지지율이란 불명예도 모자라 최근 이라크의 한 기자로부터 신발 투척까지 당하는 ‘봉변’을 겪기도 했던 부시 대통령은 퇴임 후 텍사스주 댈러스에 머무를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과 로라 부시 여사는 최근 댈러스 모닝뉴스를 통해 댈러스 인근 크로포드 목장에서 200km 가량 떨어진 프레스톤 할로우 외곽에 위치한 8500평방피트(790㎡)짜리 저택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저택과 목장을 오가며 댈러스 남부감리대학(SMU)에 건립될 부시 대통령 도서관과 ‘자유연구소’라고 불리게 될 공공정책 연구소를 발족하고, 자신의 임기 기간 동안 주요 사건들을 담은 회고록 집필에 전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1만1000명의 재학생을 보유한 SMU에는 도서관과 공공정책연구소가 포함된 부시 3억달러 규모의 대통령 센터가 새로 들어서게 되며, 도서관은 미 국립문서보관청(NARA)에서 운영할 예정이며 공공정책 연구소는 재단에서 관리하게 된다.
다나 페리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공공정책 연구소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대통령직을 역임하는 동안 구축해온 확고한 이상과 원칙들을 이 곳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 센터가 학문 연구 및 교육적 목적으로 사용되기보다 부시 행정부의 업적을 홍보하는 정치적 기관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달라스 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유연구소는 조지 부시가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 아닌 토의와 글 쓰기, 강의 등이 이뤄지는 교육적인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 역시 부시 대통령이 퇴임 후 첫 몇 년간 도서관 사업 및 집권 시절 사료를 정리하면서 자신에게 쓰인 불명예를 씻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 대학의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라스 브린클리는 “전 대통령들의 생활 중 가장 힘든 시간은 백악관을 떠난 직후의 몇 년간이다”며 “부시 대통령은 도서관 건립을 위한 기금 활동과 퇴임 후 NARA에 제출할 백악관의 공문서를 정리하는데 여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중에는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퇴임 후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나 국제 분쟁 해결에 적극 나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적극적인 저선 활동으로 오히려 퇴임 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2001년 1월 ‘통합 대통령’을 기치로 내걸고 60%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출발한 부시 대통령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의 실패에 대한 비판론의 확산으로 24%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하위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