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을 맞아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은 '탈권위적'인 형식에 충분한 소통에 중점을 둬 여러모로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회견은 총 121분간 진행됐다. 질의응답이 길어지며 당초 예정됐던 시간(100분)보다 21분 더 늦게 끝났다.행사장에 바닥과 단차를 둔 연단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연단 없이 참석자들과 동일한 눈높이에서 앉은 채로 회견에 임했다. 격의 없는 소통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과 회견에 참석한 기자단 좌석 간의 거리는 불과 1.5m가량이었다.회견에는 국내 매체 119곳, 외신 28곳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의 좌석은 연단을 철거하고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반원 형태로 둘러앉는 '타운홀 미팅' 형태로 배치해 '탈권위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아닌, 지역의 풀뿌리 언론인들도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월' 화면을 통해 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이날 회견에선 질문자를 즉석에서 추첨해 눈길을 끌었다. 기자단에서 선정한 기자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의 질문 주제가 적힌 상자에 담긴 기자들의 명함을 뽑고 해당 기자가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일종의 '제비뽑기'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회견을 시작하며 "아침에 제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추첨한다고 하니까 '벌 떼'처럼 명함을 몇 개 주신 분도 계신다고 한다. 관심들이 많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뽑기를 통해 질문자로 선택된 기자들에겐 "로또 이런 게 돼야 하는데요", "이거 뽑히면 상금이라도 주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같은 질문자 즉석 추첨은 마치 미리 짠 것처럼 질문하고 답하는 '약속 대련식' 기자회견을 지양하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일본 산케이신문 소속 기자가 질문을 했을 땐 "점심 먹으면서 한번 뵌 분이신가요"라고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외신 기자들과 점심을 한번 한 일이 있는데 중국 언론과만 했다고 이상한 기사가 한번 나왔었다. 그때 만난 그 분"이라며 "저분은 일본 언론인으로, 아직도 대명천지에 명백한 가짜뉴스가 횡행해 참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전인 올해 초 외신기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것을 두고 '중국 언론과 간담회를 했다'며 현 야권이 친중 논란을 제기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이 대통령은 대북관계 구상에 대한 질문에 과거 변호사로 일하며 부부를 상담했던 경험을 들며 대북 관계를 부부 관계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때 제가 부부 클리닉에 같은 데 가서 남녀 역할을 바꾸는 것을 해보고 다시 오라고 했다. 대개 부부 상담소 다녀온 사람은 다시 오지 않았다. 역할 바꿔보니 이해하게 된 것"이라며 "사람 관계도, 여당과 야당 관계도, 남과 북의 관계도, 진영과 진영 간 관계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외신 2곳을 포함해 총 15곳의 매체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이 중 지역지는 4곳이었다. 회견에는 강훈식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3실장·7수석이 모두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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