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 하늘이 내린 효자라는 도시복(都始復)이라는 사람의 생가가 있습니다.
어느 봄날 도시복의 노모가 홍시를 먹고 싶다고 하자 무작정 산으로 들어가 헤매던 중
호랑이가 나타나 어디론가 태우고 가서 홍시를 구해왔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청도에서는 씨 없는 감으로 숙성을 시켜 '청도반시'라는 상표로 팔고 있습니다.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여름에 꺼내 먹으면 그 맛이 별미죠.
오늘 이야기는 '홍시와 반시'입니다.
감이 익으면 그 색이 짙은 주황색이 됩니다.
감의 특징인 떫은맛을 내는 타닌성분이 자연 아세트알데히드와 결합하여 불용성이 되면
떫은맛이 서서히 사라지고 과육이 물러지면서 그 색이 주홍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렇게 주홍색으로 변하면 한 감을 '홍시'라 합니다.
'붉을 홍(紅)'과 '감 시(枾)'를 써서 '붉은 감'이란 뜻의 말입니다.
'연하게 된 감'이라 해서 '연시(軟枾)'라고도 합니다.
과육이 완전히 물러지지 않고 먹기에 적당하게 된 것을 '반시(半枾)'라고 합니다.
이 반시는 인공적으로 만들기에 옛날부터 쓰여 오던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엔 아세틸렌가스를 발생시키는 카바이트를 이용하여 만들어 문제가되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아직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입니다.
감의 껍질을 깎아서 말린 것을 '건시(乾枾)'라고 합니다.
흔히 꿰어서 말린 감이라 해서 '곶감'이라 하지요.
건시에 돋아나는 흰 가루를 눈처럼 생겼다고 해서 '시설(枾雪)'이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