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지난 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신발이 투척 됐을 때 재빨리 이를 보도했던 것과 달리, 2일(현지시간) 일어난 원자바오 총리에게 신발이 투척된 사건에 대해서는 보도를 회피하고있다. 지난 해 12월 이라크 기자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졌던 사건이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도됐던 것과 상반되게 중국 관영 신문과 웹사이트들은 원자바오 총리의 연설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하면서도 신발 투척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신발 투척에 대한 언급들은 모두 삭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영국 정부가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했으며, 중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고는 보도했지만 그것이 어떤 사건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발행하는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민간 타블로이드지인 베이징뉴스와 같은 신문들 역시 캠브리지에서 있었던 원자바오의 연설에 대해서는 보도했으나 신발 투척 사건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바이두(百度) 검색엔진도 신발 사건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나타내지 않았다. 또 구글에서는 텐야(Tianya)라는 중국 인기 포럼 사이트에 올라온, 연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이 검색됐으나, 해당 질문은 이미 삭제돼 링크가 끊긴 상태다. 중국 관영 CCTV는 원자바오 총리가 연설을 하는 동안 소란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누군가 신발을 던졌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CCTV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카메라는 원자바오 총리에게 고정돼 있었으며, 시위자의 목소리와 함께 신발이 연단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원자바오는 신발이 연단에 떨어지자 잠시 멈추고 옆을 돌아봤지만 이어 연설을 계속 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런 비열한 행동이 중국과 영국간의 우호관계를 단절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고 청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번 신발 투척 사건은 원자바오 총리가 영국을 방문하는 3일간의 일정 중 마지막 날 일어났다. 신발을 던진 이는 캠브리지 대학 강당 뒤쪽 의자에 앉아 있다가 신발을 던지기 전 휘파람을 불었고 원자바오 총리가 독재자라고 외쳤다. 또 그는 "어떻게 이 학교가 독재자의 강연을 열 수 있으며, 어떻게 아무런 문제없이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가"라고 소리쳤으며, 이후 보안요원들이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원자바오 총리는 신발에 맞지 않았으며, 원자바오 총리의 보좌관이 즉시 신발을 치웠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비열한 행동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중국과 영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끊어 놓을 수 없다"고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지난 해 부시에게 신발을 던졌던 이라크 기자 문타다르 알 자이디는 외국 지도자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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