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첫 본예산으로 728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을 편성하고 성장 마중물로서의 재정 역할을 강조했다.    올해보다 8% 이상 증가한 규모로 전임 정부의 2~3%대 '긴축재정'에 마침표를 찍고 전면적인 '확장재정'으로 돌아선 것이다.   정부는 8월 29일(금) 국무회의를 열고 총지출 728조 원 규모의 ‘2026년도 예산안’을 확정·의결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대비 54조 7천억 원(8.1%)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긴축 기조에서 벗어나 확장 재정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본예산 대비 총지출 증가율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9.5%)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되면 각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오늘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반전시킬 초혁신경제 등에 재정을 투자하겠다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연구개발(R&D) 분야에 전년보다 19.3% 늘린 35조3천억원을 편성했고,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도 14.7% 확대한 32조3천억원을 편성했다. 두 분야 모두 총지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증가 폭이다. 제   조업 기반 AI인 피지컬 AI 사업 투자 등 인공지능 전환 분야에만 10조1천억원을 배정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증액 압박을 받는 국방예산은 5조원(8.2%) 불어난 66조3천억원으로 편성됐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269조1천억원으로 20조4천억원(8.2%) 증가한다.그밖에 일반·지방행정 121조1천억원, 교육 99조8천억원, 농림·수산·식품 27조9천억원, 사회간접자본(SOC) 27조5천억원, 공공질서·안전 27조2천억원씩이다.다만 올해 두차례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견주면 ‘확장 재정’이라는 정부 설명이 다소 무색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 추경과 비교하면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3.5%에 그쳐, 내년도 경상성장률(3.9%)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 대응 관점으로 보면 사실상 ‘균형 재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유병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도 “경기 대응 쪽에서는 (증가율이) 조금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내내 이어진 감세 기조와 최근 경기 부진으로 세수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지출 증가율을 끌어올리기에 부담이 컸던 탓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위축된 경기와 얼어붙은 민생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했다"며 "어렵게 되살린 회복의 불씨를 성장의 불꽃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총수입은 올해 대비 3.5%(22조6천억원) 늘어난 674조2천억원이다. 그 가운데 국세수입은 2차 추경 기준 올해 세입보다 4.9%(18조1605억원) 증가한 390조2천억원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경기 회복으로 소득세가 5조3천억원가량 늘어나지만, 교역량 감소 등으로 관세가 1조원 넘게 줄어든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대신 역대 최대 수준인 27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률 제고를 위한 핵심 과제에 재원을 재분배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내년도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 규모가 올해 본예산보다 약 35조1천억원 확대된 109조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총생산 대비 적자 비율은 4.0%다. 국가채무(D1)는 1415조2천억원으로 지디피 대비 비율은 51.6%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