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와 지난 30년 사이 가장 야심적인 핵무기 감축 협상을 가질 방침이라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자체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핵탄두의 80% 감축을 목표로 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양국의 보유 핵탄두가 1,000기 수준까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감축 교섭을 관할하기 위해 백악관에 클린턴 행정부의 비핵확산 협상대표였던 개리 세이모어를 책임자로 하는 비확산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협상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끄는 국무부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신문은 관측했다. 이 같은 핵무기 감축 협상 구상의 핵심은 러시아가 극력 반대해온, 조지 부시 행정부의 동유럽에 대한 미사일 방어(MD) 체제의 배치를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MD 동유럽 배치에 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폴란드에 미사일 배치와 체코 내 레이더 기지 건설을 늦추는 것만으로도 핵무기 감축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방해하는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다. 그간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의 감축을 중점과제로 다루겠다며 첫 번째 관련 조치가 1991년 미-러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개정을 위해 러시아와 교섭을 재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START에 따라 양국은 보유 핵무기를 대략 1만기에서 각각 5,000기로 줄였다. 미국 관리는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과 관련해 보다 포괄적인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포스트 START 조약으로 양국 핵무기가 1,000기까지 감축돼도 놀라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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