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부부 간 종교적 또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현지 언론을 통해 4일 보도됐다. 현지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는 이날 인도네시아 종교부의 자료를 인용, 32년간 철권 통치를 펼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1998년에 비해 10년간 이혼율이 1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종교부 이슬람율법 담당 나사루딘 우마르 책임자는 한 해 2만건에 달했던 이혼 사례가 지난 10년간 한 해 20만건으로 늘어났다며, 아직까지 일부다처제가 문화가 살아있는 것이 가장 큰 이혼 사유지만, 배우자 간 정치적 이견도 이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우마르 책임자는 “믿기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부부들이 정치적인 이견으로 인해 이혼을 결정하고 있다. 이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갈라선 부부들은 105쌍에 달했던 반면 2006년에는 502쌍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우마르 책임자는 또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부부들의 90%가 끝내 결별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 신도들의 인구가 압도적이지만 기독교와 힌두교, 불교 신자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혼인법에 따라 첫 번째 부인의 동의를 얻어내거나 첫 번째 부인이 신체부자유자 또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경우 일부다처체를 허용하고 있으며, 2006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일부다처제로 인해 이혼한 부부는 879쌍에 달했다. 우마르 책임자는 이 같은 이혼율 급증 현상에 대해 “여성의 권리를 중요시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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