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2월10일 방화로 무너져 내린 숭례문 복원작업이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벙커 시설과 구조물 철거가 진행 중이다. 2차 발굴조사를 위해 광장 수목 제거, 절토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1년이 지났지만 숭례문에는 큰 변화가 없다. 지난 1년은 화재 피해 파악과 수습, 복구 계획을 세우는데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화재 이후 바닥에 쌓였던 부재들은 재생 가능한 것과 복구 완료 시기인 2012년에 맞춰 세워질 숭례문 전시관에 옮겨질 것으로 분류됐다. 올해는 발굴조사, 가설덧집 설치, 설계도 작성 등에 주력한다. 화재 이전의 원형을 복구하되 일제 강점기 때 왜곡된 부분은 바로잡자는 것이 복원의 기본방향이다. 2006년 작성된 실측도면, 1965년 발간된 중수공사 보고서, 1960년대 중수공사에 참가한 생존 기능인의 증언을 참고해 도면을 설계한다. 11월께는 복구를 전담할 공사 업체를 선정하고 문루 복원을 담당할 도편수를 결정할 계획이다. 무너진 문루, 석축, 성곽과 지반을 복원하고 방재시스템을 구축하는 구체적인 복구는 2010년에나 시작된다. 문화재청이 숭례문 복원을 총괄한다. 이건무(62) 청장은 10일 “숭례문이 화마에 휩싸여 무너지자 모든 국민이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늘 우리 곁을 지켜온 숭례문이 잿더미로 변했을 때의 그 상실감, 뼈저린 후회를 뒤로 하고 문화재청은 하루 빨리 제 모습을 찾도록 숭례문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숭례문 화재 직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화재 당시 문화재청은 목재 문화재 화재에 대응하는 매뉴얼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 청장은 “숭례문 참사는 한편으로 부실한 목재 방재시스템에 대한 반성과 점검의 기회를 마련해 줬다. 숭례문 복구 뿐 아니라 화재 방재시스템 설치, 경비 인력증원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부끄러움과 회환을 금할 수 없지만 숭례문 복구는 희망이 돼야 한다”면서 “한걸음 한걸음 신중히 복구의 발걸음을 내딛어 웅장한 그 모습을 되찾도록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대로 문화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겠다.” 숭례문 화재 1주년을 맞아 10일 하루 숭례문이 일반에 공개됐다. 화재 피해의 이해를 돕도록 전시된 부재들, 과거 목재를 다루던 치목 기술시범 등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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