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의 고향인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도 이제 식당내에서 담배를 '함부로' 피울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미국 버지니아 주 하원은 9일(현지시간) 그동안 논란이 돼온 식당내 금연법안에 대한 표결에서 찬성 59대 반대 39의 표결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그러나 당초 식당내 모든 지역에서 금연한다는 입안 당시의 규제내용에서 크게 후퇴, 식당내 특정 폐쇄된 장소나 옥외 카페시설, 미성년자가 갈 수 없는 장소 등에서는 흡연을 허용하는 여지를 남기는 안으로 수정돼 통과됐다.
또한 금연규정에 대한 처벌 규정도 상징성만을 띤 채 벌금 단 25달러여서 솜방망이 대응을 보이는 등 담배생산지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법안은 또 개인 클럽이나 페티오와 같은 장소의 레스토랑 시설에서도 흡연을 허용하고 있어 이번 법안의 의미는 식당내에서 ‘함부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는 건강, 의료단체들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그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법안은 아직 상원을 통과해야만 하기 때문에 아직 법률로서 입안이 되기 위해서는 가야할 여정을 길게 남겨두고 있다.
버지니아주 워싱턴 인근에 많이 분포한 한인식당에서는 이제 담배를 많이 피우는 한인 손님들을 위해 밀폐된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될 수 있으며, 흡연장소를 야외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예상된다.
당초 이법안은 팀 케인 주지사에 의해 발의, 민주당 의원들의 추진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전통적으로 담배 고향인 버지니아주의 유권자들을 의식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반대, 절충안을 잇따라 마련해 오면서 이같이 합의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식당 안이라고 해도 밀폐된 공간에 배기시설을 갖출 경우 흡연을 허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 결국 흡연 공간을 폭넓게 허용하는 금연법안이 마련됐다.
현재 미 전역에서는 23개 주가 식당내에서 금연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으며, 이웃한 메릴랜드주와 워싱턴 DC 등에서도 식당내에서는 금연이 이뤄지고 있으나 버지니아주만 변형된 금연법이 시행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