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존중해준 남편과 응원해 준 자녀에게 이 영광 돌리고 싶어요”
딸과 함께 같은 학교에서 늦깍이 대학생활을 보내던 한 만학도가 조기졸업에 4,000여명의 졸업생 중 수석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게 돼 화제다. 주인공은 올해 계명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는 김경림씨(여·50).
김씨가 가정형편으로 못다 이룬 대학 진학의 꿈을 다시 펼치기 위해 처음 대학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 2006년 그는 지난1979년 대구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7년 만에 다시 시작하게 된 공부였다.
못다 한 대학공부가 한이 됐던 김씨는 27년간 수능시험을 치는 악몽을 꿔왔다고 전했다. 2005년 생각지도 못했던 모 신문사 신춘문예 동화작가로 등단하게 된 김씨는 학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대학진학 결심을 굳혔으며 더 이상 악몽도 꾸지 않게 됐다.
당시 대학생 자녀를 둘이나 가진 엄마로써 김씨는 살림이며 자식들 뒷바라지에도 힘겨웠지만 가슴 벅찬 캠퍼스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7년, 계명대 관현악과에 합격한 딸 김휘영(24)씨와 함께도 모녀가 같은 대학에 나란히 다니는 기쁨도 누렸다.
결석, 지각 한번 하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고 밤을 새는 반복 공부로 쇠퇴해진 기억력을 극복한 김씨의 공부욕심은 결국 전 학기 장학생, 3년 조기졸업이라는 영예와 함께 전 학년 평균 평점 4.5 만점의 수석 졸업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오는 17일 학위수여식을 통해 김씨에게 졸업장과 함께 비사최우수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학교의 전통에 따라 계명대‘비사최우수 명예의 전당’명패에도 김씨의 이름이 새겨져 모범적인 대학생활을 보낸 김씨의 사례를 재학생들에게도 적극 알릴 예정이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