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남극에만 살고 북극곰은 북극에만 살지만 그 외 최소 235개 종에 이르는 생물이 남극과 북극 두 곳 모두에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지금까지는 열대 우림지역이 극지방 사이를 가로 막아 쇠고래나 북극제비갈매기 같은 몇몇 종류만이 양극 지방에 서식한다는 이론이 우세했다. 전 세계 80개 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해양생물센서스’는 “남극과 북극이 1만1000㎞ 떨어져 있는데도 적어도 235개 생물류가 양 극해 모두에 살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1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해양생물센서스의 론 오도르 수석연구원은 “해삼이나 갑각류, 익족류(pteropods, 달팽이의 일종)를 비롯한 생물들이 남극해와 북극해에 모두 서식하고 있었다”며 “남극과 북극의 생태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닮아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남극과 북극에 모두 서식하는 각각의 생물체 유전형질이 동일한지 여부를 분석 중이다. 연구팀은 또 남극과 북극의 생태계가 어떻게 분리됐는지에 대한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물론 이를 설명하는 가설 이론은 이미 여러 개 제기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남극해의 추위를 피해 대서양 심해저를 따라 북쪽으로 흘러왔다는 가설이다.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의 율리안 구트는 “생물들이 심해저를 따라 먼 거리를 지나 유입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율리안은 “현재 적도 심해 지역에서 호냉성(cold loving)생물이 발견되지 않아 이 가설에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 외 두 번째 가설은 바로 빙하시기 동안 남극의 빙하가 바다 부근을 메워 바다거미류나 갑각류의 이동을 도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양생물센서스 과학자들은 빙하기에 남극의 빙하가 팽창하는 과정에서 남극의 문어가 전 세계 심해로 퍼져갔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앞서 제기된 가설의 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해양생태계에 관련한 모든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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