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이 살얼음판을 걸어가듯 늘 긴장의 연속이죠? 오늘 이야기는 '박빙'입니다. 승부가 아슬아슬한 게임의 운동경기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선거 따위에서 관형적으로 쓰는 말로 '박빙의 승부'라는 말이 있죠? '박빙‘은 한자로 '薄氷'이라 씁니다. 직역하면 '얇은 얼음'이란 뜻인데 어느 정도로 얇은 얼음일까요?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파르라니 깎은 머리 /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조지훈의 시 ‘승무(僧舞)’의 앞부분입니다. '얇은 사(紗)'나 '박사(薄紗)'는 같은 말로 아주 얇은 비단을 이르는 말입니다. '薄'은 '엷을 박'이지만 두께에 쓰일 때는 '얇다'로 해석해야하는데, 주로 매우 얇은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薄氷'이라면 '살얼음'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두께가 약 1cm 정도 되는 제법 두꺼운 얼음을 말합니다. 사람이 겨우 밟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얼음을 뜻하는데요, '얇은 얼음을 밟는 것과 같다'는 뜻의 '여리박빙(如履薄氷)'이라는 말에서 온 말입니다. 戰戰兢兢(전전긍긍) 如臨深淵(여임심연) 如履薄氷(여리박빙) 에 나오는 말로 “조심하고 삼가서 깊은 못에 임하듯이, 얇은 얼음을 밟듯이 하라.”라는 말입니다. '薄氷'은 이 '如履薄氷(여리박빙)'에서 '如履'는 사라지고' 薄氷'만 남은 말입니다. 겨울이 서서히 물러가고 봄이 오는 환절기입니다. 매사 조심해야 하겠지만 특히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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