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중앙박물관과 대한불교 조계종이 ‘불국사 석가탑 유물 2-중수문서’ 보고서를 냈다. 1권 경전, 2권 중수문서, 3권 사리기와 공양품, 4권 분석과 보존 처리 등 석가탑 유물 발굴 관련서 4권 가운데 가장 먼저 선보이는 책이다. 1966년 9월 도굴단이 훼손한 국보 제21호 경주 불국사 3층 석탑이다. 그해 10월 석탑을 해체해 수리하는 과정에서 금동제 사리기, 금속·목제·유리 구슬 등 다양한 유물과 함께 종이뭉치도 함께 발견됐다. 이들 발굴 유물은 일괄적으로 국보 제126호로 지정됐다. 흙먼지와 함께 응고된 덩어리 상태였던 묵서지편(墨書紙片)은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없어 국보 지정에서 제외됐었다. 묵서지편은 발견 당시의 보존 처리 기술로는 해체 작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박물관이 30년 넘게 보존·보관해오다 1997년에서야 본격적으로 해체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분리·해체 작업 10년만인 2007년 10월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내용 판독과 분석, 수정 등을 거쳐 이번에 ‘중수문서’ 보고서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묵서지편은 보협인다라니경 일부와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문서,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 불국사탑중수보시명공중승소명기 등 문서 3종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 같은 문서들을 통해 석가탑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후 고려 초에 중수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고려시대 불국사의 운영과 승려조직 등 고려 초기 불교계의 동향을 알 수 있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한자와 구결자가 있는 희귀한 자료로서 고려시대 우리말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는 중수문서 판독 내용과 함께 ‘석가탑에서 나온 중수문서의 연결 복원과 판독’, ‘묵서지편의 어학적 의의’, ‘석가탑에서 나온 중수문서의 분리 과정과 연결 관계’ 등 논문 세 편을 실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중수문서는 발굴 당시에 해체 및 판독 불가로 국보 지정에서 제외됐지만, 이번에 내용 등이 파악되고 보고서로 발간됨으로써 발굴된 유물들과 마찬가지로 국보 지정의 가능성을 열어놓게 됐다”고 밝혔다. 김무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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