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5일 불법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6일째 힘겹게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대표에 힘을 보탰다. 특히 청와대가 안보를 이유로 농성장에 천막 설치를 막은 것과 범여권의 '황제단식' 지적에 반발하며, 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 단식이 엿새째로 접어들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여전히 미동도 안하면서 야합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며 "기어이 한국당을 고립시키고 불법 패스트트랙 폭거를 일으킬 궁리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단식을 계속하는 이유는 패스트트랙 전 과정이 불법이고 무효이기 때문"이라며 "패스트트랙은 그대로 두고 계속 협상하자 한다. 그것은 한쪽에 칼을 들고 협박하며 협상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에 묻는다. 협박인가 협상인가"라며 "패스트트랙 원천무효 선언하고 철회한 뒤 그러고 협상하자. 협상다운 협상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혹한 속에서 단식 6일째에 접어든 황 대표를 염려하는 한편, 이를 폄훼한 범여권에 '수준 낮은 정치'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신보라 최고위원은 "지난해 이맘 때 다른 두 정당 대표가 단식하는 것에 우리 당은 충심을 다해서 '단식 풀어주길 간곡 요청한다', '만류하고 싶다' 등을 말씀 드렸다"며 "그런데 지금 민주당과 다른 정당들의 모습을 봐라. 수준 낮은 비판으로 단식 투쟁을 폄훼한다"고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창피하고 민망하다. 정치 파트너로서 공감과 위로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황제단식과 웰빙단식을 운운하는 수준 낮은 여당을 보면서 우리 정치 수준이 이만큼도 안 되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전 황 대표의 농성장을 다녀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그에 합당한 협상의지나 해결의 열쇠라도 가져왔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건강을 염려하며 병원을 권했지만 근본적인 대책도 없는 의례적 방문이자 인사치레에 불과했다"며 "장기집권 사심만 가득한 여당에게 지금의 꽉 막힌 정국을 풀려는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불법과 하자로 점철된 공수처와 선거법을 그대로 두면서 협상을 말한 여당 대표"라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해야 할 말은 하지 않는 여당 대표와 무슨 논의를 할 수 있었겠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