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위치한 (주)빌앤쿠 대표 브랜드 '자프론(Xapron)' 매장은 오랜 명성 그대로 가죽만을 다뤄온 장인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렇다고 선뜻 다가서기 힘든 무게가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자프론이 전하는 가죽앞치마의 메시지는 여느 가죽앞치마 전문매장과는 단연 차이가 있었다. 고풍스러움이 담겨있지만 앞치마를 다루는 전문직종에서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매장이 연출하고 있는 풍경에서 그 느낌을 읽을 수가 있었다.
아늑한 조명 아래로 벽면마다 마련된 진열대에는 이탈리아 최고급 소가죽을 탄닌무두법으로 가공한 형형색색의 가죽앞치마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부용 앞치마에서부터 쉐프, 바리스타, 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죽앞치마들이었다.
탄닌무두법은 아카시아 나무에서 추출한 엑기스의 천연 식물성 타닌을 이용해 가죽을 가공하는 방법으로 가죽을 다루는 장인들이 고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김현아 빌앤쿠 대표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자프론의 모든 제품을 100% 최고급 이탈리아 소가죽을 사용해 네덜란드에서 손꼽히는 가죽공예가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비단 가죽앞치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18세기 말부터 이어진 네덜란드 가죽공예가들의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가죽앞치마를 비롯해 액세서리, 키친·테이블웨어 등 프리미엄 핸드메이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구입도 과거와 달리 간단해졌다.
그동안 자프론은 한국에 판매처를 두지 않아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선 해외 직구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빌앤쿠가 지난 3월 국내 런칭을 본격화하면서 이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자프론의 모든 제품을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자프론의 모든 제품을 일반 앞치마와 같은 맥락에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반 시중에서 판매하는 앞치마가 소모품이라면 자프론의 모든 제품은 전문직종을 시작한 사용자와 동반자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급 가죽에 장인의 꼼꼼함까지 더해지면서 자프론의 모든 제품은 그만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장기간의 수명이 보장된다는 뜻이다.
쉽게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소모품 그렇지만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는 앞치마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김 대표. 그가 이런 열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프론의 가죽앞치마가 가볍게 인식되는 앞치마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실용성 있는 앞치마들이 시중에 많이 있지만 대부분이 금방 헤지거나 망가져 쉽게 버려지고 있다"면서 "자프론의 앞치마는 최고급 가죽으로 생산돼 쓰면 쓸수록 빈티지 패션으로 더욱 돋보인다. 더욱이 질적인 면이나 실용성 등에서 전혀 손색이 없어 앞치마에 새로운 문화를 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