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산개 10마리가 태어나 너무 기쁩니다. 경사인 것 같아요."
최근 한미 키리졸브 훈련 등으로 남북분위기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한으로 선물된 풍산개 후손 가운데 한 마리가 10마리의 새끼를 낳아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전남 영암군 학산면 금계리 김성호씨(77)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께 풍산개 암컷 대산이(3년생)가 새끼 10마리를 낳았다.
엄마 풍산개 대산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 우리와 두리의 손녀(3세대)뻘 된다.
김씨는 한때 기자였던 아들이 2007년 여름께 모 국가기관에서 풍산개 대산을 데려오자 자신의 집에서 키웠다.
이렇게 자라나던 풍산개 대산은 1년 6개월 뒤 같은 국가기관에서 경기도 이천의 한 가정집으로 분양된 풍산개 수컷과 함께 교배를 해 새끼 10마리를 낳게 됐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에서 온 풍산개 1세대인 우리와 두리는 새끼 25마리를 낳아 국가안보기관내에 상당수 분양됐고, 이후 우리. 두리와 새끼 6마리가 과천서울대공원으로 간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안보기관에서 키우던 풍산개나 전국 동물원으로 분산된 풍산개들도 계속 새끼를 낳아 3세대부터 민간분양이 됐고 현재 4세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씨가 키우던 풍산개 대산이 새끼 10마리를 낳은 것은 극히 이례적 경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풍산개를 사육하고 있는 광주우치동물원 관계자는 "영리하면서 빠르고 용맹스러운 사냥개 풍산개는 평균 5~7마리의 새끼를 낳는다"며 "새끼 10마리를 낳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로 경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풍산개 대산가 낳은 새끼도 보통 개와 달리 외모가 수려하고 똑똑한 것 같다"며 "남북화해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의미 있게 분양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풍산개 대산이 낳은 강아지 10마리에 대한 소식을 접한 김원기 전 국회의장, MBC 전 관계자, 김대중 대통령 지인 등이 분양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풍산개 애견가 김모씨 등은 1999년과 2000년께 북한에서 보내진 풍산개 6마리의 새끼들이 계속 퍼져나가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 등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감안, 혈통관리 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