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는 지난 49년 국민당 정부가 중국 대륙에서 대만섬으로 쫓겨온 이래 실시해온 징병제도를 오는 2014년 전면 폐지한다고 현지 신문들이 10일 보도했다. 천자오민(陳肇敏) 국방부장은 전날 19세 이상 남자에 의무화한 군복무 제도를 5년 뒤에 철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대만의 징병제 폐지는 작년 5월 마잉주(馬英九) 총통 정부의 출범 이후 이뤄진 중국과 긴장완화에 따른 조치로 젊은층 사이에 병역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짐작된다. 천 국방부장에 따르면 지원제와 병행해 지난해에만 16만명을 징집했으나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징병 규모를 줄이고 2014년에는 지원병만 모집할 예정이다. 다만 징병제 폐지 이후에도 장정들에 대한 4개월간의 군사훈련을 계속 의무적으로 받도록 할 방침이다. 대만은 지난 99년까지 고교와 대학 졸업 후 2~3년간 군복무를 하게 했으나 재정부담의 경감과 여론 요청에 따라 복무기간을 단축해 지금은 1년으로 줄였다. 맞벌이가 많은 대만에선 출생율이 1.10으로 낮아 하나 뿐인 아들이 징집될 경우 부모의 반발이 거셌다. 대만군 병력은 90년대까지 50만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현재는 25만명 정도로 반감됐다. 그래도 국방비는 전체 예산의 약 20%에 달할 정도로 부담이 크다. 징병제 폐지로 대만군 병력은 최종적으로 20만명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당국은 절감되는 예산을 무기와 장비 현대화로 돌려 '일정한 방위 능력'을 유지할 생각이다. 다만 민진당 등 야당 측은 국방비를 계속 두자리 숫자 증액하는 중국과 군사력 격차가 확대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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