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 국(G20) 재무장관들은 14일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성장을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날 런던 남쪽의 서섹스 지역에서 회동한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성장 회복을 위해 필요한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며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출 재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은 또 주요 금융기관을 보호하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개혁, 대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유동성 지원 유지와 은행의 적절한 자본 유지, 부실 자산 처리 등이 포함됐다.
성명은 아울러 G20중앙은행 총재들이 필요에 따라 통화 확대(expansionary) 정책을 유지해 나가는 한편 각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출을 지연 없이 집행할 것을 촉구했다.
G20 재무장관들은 부실 자산 처리와 대출 정상화가 최우선순위가 돼야 함을 강조하며 헤지 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와 보호주의 타파를 위한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을 선포했다.
한편 이날 성명에서는 각국이 구체적이고 공조된 재정지출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미국의 목소리는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미국과 규제 강화 마련이 시급하다는 유럽국가의 입장차가 일단 유럽 국가에 치우친 쪽으로 일단락됐음을 반영했다.
유럽과 미국 사이의 중개인 역할을 한 주최국 영국의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은 “성장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로 양측의 입장을 절충했다. 유럽 국가로 하여금 미국과 같은 과감한 재정 지출에 나설 것을 촉구해온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 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내달 2일 런던에서 개최될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제를 조율하고 이견을 좁히는 차원에서 개최된 이번 회의의 성명에서는 대략적 합의 방향만이 제시돼 세부 사항은 향후 정상회의를 통해 도출하고자 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날 표출된 회원국 간의 입장차는 G20이 내달 정상회담에서 세계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편 이날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의 브릭스(BRICs) 국가는 별도의 회동을 통해 미국과 유럽에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은 자국 경제에 대한 정보 공유 수준을 높이고 더욱 균형되고 공조된 경제정책을 통해 글로벌 경기 부양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IMF 내 자국의 발언권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는 합동으로 발표된 G20의 최종 성명에서는 “IMF의 운영권(governance)이 변화된 글로벌 경제와 개발도상국의 역할 확대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구절로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