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황사가 본격적인 위력을 드러내면서 호흡기가 민감한 환자들에게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한양대학교병원 김상헌 교수와 건국대학교병원 유광하 교수, 대림성모병원 황동인 진료부장과 함께 황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황사가 생기는 원인
황사는 주로 3월에서 5월 사이 중국과 몽골 등의 건조한 사막, 황토 지대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먼지에 의해 대기공기가 오염되어 보이는 현상이다.
이러한 황사는 외관상으로 시야를 어둡게 하고, 집안과 자동차 등에 먼지가 쌓여 불편함을 초래하고 건강을 위협한다.
이미 삼국사기, 조선시대에도 '토우'라는 이름으로 황사에 대한 기록이 있다. 황사가 심한 경우 하늘이 임금을 꾸짖는다고 생각해 잔치를 취소하고 반찬 가짓수를 줄였다는 기록이 있다.
황사에는 주로 먼지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입자크기가 작은 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크다.
더구나 중국이나 몽골에서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미세먼지는 10㎛ 미만으로 비교적 크기가 작고 오랫동안 공기에 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황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김 교수는 "만성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황사에 노출된 후에 더욱 악화된다"며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만성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확장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황사에 노출되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황사로 인해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은 더 악화돼 치료받는 경우가 증가한다"며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뿐 아니라 만성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도 건강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황사의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의 중금속 성분과 각종 진균들이 피부자극을 유발해 독성물질이나 발암물질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사는 호흡기계 질환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며 "봄철에 황사 때문에 전체 호흡기 질환 입원환자가 약 9%가, 천식한자의 입원은 약 13%가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황사로부터 건강 지키기
황동인 진료부장은 "황사 마스크에 의존하는 것보다 외출을 삼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메이크업도 황사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가급적 빨리 귀가해 피부를 깨끗하게 씻고 보습과 영양공급을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벤톨린과 같은 기관지확장제 등을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며 "벤톨린 등을 사용해도 호전이 없다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실내에 있다 하더라도 창문과 출입문을 닫고 공기 청정기 등을 이용해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고 실내습도를 유지시켜야 한다"며 "심한 황사 뒤에는 가능하면 방충망을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