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날 밥상에는 단연 제21대 총선 소식이 주요 반찬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친지 간 옹기종기 앉아 자신들의 지역구에서는 "누가 되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전망인데, 이같은 현안을 놓고 '밥상머리 설전'을 벌이다 의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우스갯 소리마저 나온다.
먼저 대구·경북지역은 현역의원 50% 물갈이를 공언한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으로 요동치는 야권의 선거판도에 대한 관심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지역 정가에서는 21대 총선에 현역 불출마자가 초선의원인 정종섭 의원 단 1명뿐이 어서 지도부에 괘씸죄에 걸릴 공산이 크고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감이 증폭된 상황에서 공천 물갈이의 폭은 예상보다 더 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현역의원 19명 중 최소 6명이 컷오프되고 모두 10명 이상이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폭 교체’를 천명하고 있어 물갈이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류가 돌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21일 “4·15 총선 공천에서 대구경북(TK) 지역 현역 국회의원 교체율이 50%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현역의원들에게는 폭탄과도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22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3분의 1을 컷오프하고 현역 국회의원을 50%까지 교체하겠다”고 선언해 현역 국회의원 50% 물갈이 방침을 재차 확인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20대 총선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도 대구지역 12개 지역구 중 9곳의 현역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던 것을 상기하면서 지도부의 잇딴 발언으로 비상이 걸린 대구·경북에는 현역 A의원은 컷오프되고 B의원은 경선과정을 거쳐 탈락될 것이라는 등의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 현역 물갈이 폭을 관망하던 신인들은 설 이후 출사표를 던질 기회를 저울질 하고 있는 판세다.
비교적 현역 기반이 탄탄한 경주지역에서도 정종복, 김원길, 이채관 예비후보 외에도 이주형 이명박 전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박병훈 전 도의원, 최양식 전 경주시장 등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경주지역의 한 정계 인사는 “현역의원에게는 가혹한 일일 수도 있지만 대구·경북지역의 혁신적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이번 총선에서 한국당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물갈이를 통해 크게 반성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