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일본 오사카와 기타큐슈에 정기노선을 취항한 제주항공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태국 방콕에 정기노선을 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을 이뤄 30억원 가량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동남아지역 중 필리핀과 캄보디아에 부정기편을 취항한 데 이어 다음달 초부터 태국 방콕에 전세기를 운항할 계획이다.
이미 제주항공은 국토해양부로부터 방콕 부정기노선 운항 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방콕에 대한 정기노선 운항 허가도 신청해, 이르면 이번 주쯤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영섭 제주항공 사장은 “중국, 태국 운항을 검토 중”이라며 “태국 방콕의 경우 빠르면 전반기 내에 정기노선을 취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노선과 관련해서도 제주항공은 이미 정기노선 운항을 시작한 오사카와 기타큐슈에 이어 올해 연말까지 나고야, 홋카이도 등의 정기노선을 추가로 신설해 일본의 4개 도시에 정기편을 운항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일본 노선을 확대하기로 한 이유는 현재의 엔고가 한·일 양국의 기존 항공사보다 30% 이상 운임이 저렴한 제주항공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도쿄 등 일본 대도시 중심의 관광보다 온천·골프·스키 등의 테마를 위주로 한 관광이 늘면서 홋카이도, 큐슈 등의 여행객이 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올해를 일본 노선의 안정적 시장진입 기회이자 주요 노선 선점의 기회로 보고 있다. 최근 엔화 환율 급등에 따른 일본 여행수요 감소 등의 악재 속에서 저렴한 항공료를 통한 공격적인 취항이 얼어붙은 일본 여행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중국, 베트남, 괌, 사이판, 홍콩, 마카오 등에 대해서도 시장성을 분석해 2013년까지는 5개국 13개 도시에 정기노선을 개설한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은 또 올해 경영전망과 관련해서는 국제노선이 하반기에 자리를 잡게 되면 30억원 정도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고환율의 영향으로 약 90억원 적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현 추세라면 하반기 이같은 흑자전환과 함께 내년에는 경상이익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예상은 연 평균 1달러당 1350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전망이며, 하반기에는 환율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울러 연내에는 113억원을 증자해 687억원인 현 자본금을 800억원으로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또 일부 외국 항공사와도 경영 및 기술 분야의 제휴나 지분 참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잉 737-800 기종을 매년 2∼3대 도입해 2013년까지 15대 가량이 되도록 하는 대신, 현재 운항 중인 Q400 기종은 내년까지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김포를 기점으로 한 국제선 취항 역시 당면과제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김포 기점의 국제선 활성화에도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김포에서 국제선을 운항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은 일본 정기노선 취항과 관련해 “미주나 유럽 노선처럼 비용 부담이 아주 많지 않은 데다, 다른 국적사나 일본 항공사 대비 70%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한다”며 “이 때문에 고환율로 인한 여행비용 부담을 항공료에서 줄일 수 있는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더 큰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원-엔 환율의 비정상적인 상황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하기 때문에 일본을 방문하려는 여행객의 심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부회장은 그러나 한편으로 “경쟁사들의 견제가 예사롭지 않다. 제주항공 좌석을 이용하는 여행사에 대해서는 ‘좌석 공급 중단’을 내세우며 압박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실제 이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제주항공과 좌석 판매계약을 체결했던 일부 여행사가 계약을 파기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