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게 마련일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고 자의로 해석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오늘 이야기는 ‘자의’입니다.
‘자의’라는 말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自意’와, 많이 쓰이면서도 그 속뜻을 잘 모르는 ‘恣意’입니다.
한자를 사용하지 않아서 흔히 생기는 일이죠.
‘自意’의 ‘自’는 사람의 코를 상형한 글자로 ‘코’라는 뜻으로 쓰이던 글자입니다.
옛날사람들은 태아에서 코가 맨 먼저 생긴다고 생각했고, 코는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이라 생각했기에 ‘自’를 ‘스스로’를 뜻하는 글자로 가차하여 쓰게 되자 ‘鼻(코 비)’를 새로 만든 것입니다. 그러므로 ‘自意’는 ‘스스로의 생각’이란 뜻입니다.
‘恣意’의 ‘恣’는 ‘방자할 자’입니다. 따라서 ‘恣意’란 ‘방자한 생각’이 됩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장이 되었다"라고 할 때에는 ‘自意’로,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자의로 주장했다" 이런 경우는 ‘恣意’라 씁니다.
두 낱말이 구별이 되나요?
芳郊日煖新陽靜 / 꽃다운 들에 날 다습고 새 봄이 고요하니
無數鶬鶊恣意鳴 / 수많은 꾀꼬리들은 제멋대로 울어 대는데 (후략)
이항복의 문집 에 실린 ‘大丘道中(대구 가는 길)’입니다.
고전 곳곳에 보이는 ‘恣意’는 ‘제 멋대로’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