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학교가 '코로나19'의 확산 우려에 따른 졸업식을 취소했지만 학업의 정을 담은 '기억의 졸업식'은 교내 곳곳에서 펼쳐졌다.학사모를 걸친 학생들이 오순도순 모여 졸업장과 꽃다발을 든 서로의 사진을 촬영하며 학창생활의 마지막 순간을 담았다.특히 이들 졸업생들 중 누구보다도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보내고 학위를 받은 우먼파워 4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만학도인 이송희(71·사회복지과)씨를 비롯해 박유진(27·컴퓨터정보계열), 이수진(21·콘텐츠디자인과), 시모무라 유카(21·국제관광조리계열)씨가 그 주인공이다.이송희씨는 2018년 지역 성인학교(경신과학정보고)를 졸업하자마자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구타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남편과 상의해 '젊은이들이 자기 자녀를 마음 편히 맡기고 직장생활에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돕자'는 마음에서 사회복지 전공을 선택한 것.이같은 의지로 대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산업체위탁반인 야간 수업에 단 한 번으 지각이나 결석 없이 출석했고, 저녁밥을 거르고 등교하는 같은 반 학우들에게 간식을 수시로 챙겨주며 공부하는 분위기를 이끌었다.늦깍이 대학생으로 학우들에 대한 배려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2학기에 받은 장학금의 일부를 다시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학우들은 이런 그를 왕누님, 왕언니로 부르며 늘 힘이 돼주고 격려해 준 것에 감사했고, 대학에선 졸업을 맞은 그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이씨는 "많은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두려웠지만 공부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영진에서의 기억들은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박유진씨는 4년제 대학을 다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영진전문대로 유턴, 2학년 여름방학부터 3학년 여름방학까지 세 학기 방학을 이용해 필리핀 딸락주립대학교 정보기술학사(BSIT, Bachelor of Science in Information Technology)에 도전해 학위를 받았다. 박씨는 "4년제 학교에 다녔지만 취업에 한계를 느껴 취업 명문인 영진에 재입학했다. 남들보다 늦게 들어왔지만 반에선 가장 먼저 취업했다"며 "서울 IT업체에 프로그램디렉터(PD)로 일하면서 제가 만든 기획을 개발자들이 만들어주고 고객에게 전달돼 만족하는 얼굴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이수진씨는 일학습병행제(고용노동부)를 통해 탄탄히 실력을 키운 디자이너다.그는 고교 3학년 때 취업과 진학을 고민하던 중 이 대학 콘텐츠디자인학과를 알게 돼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해결했다. 주중에 회사서 일하고 매주 일요일 대학에 등교해 시각디자인 수업을 받는 것이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학업에 열중한 결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1등을 여러차례 했다.이런 노력으로 대구옥외광고대상전 최우수상에 이어 전국 대회인 한국옥외광고대상전 은상, 대구출판인쇄공모전 특선 등 다양한 공모전에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일본인인 시모무라 유카씨는 K-POP 특히 BTS(방탄소년단)을 좋아해 영진전문대를 선택한 케이스다.후쿠오카서 성장한 한류 팬인 그는 한국서 음악가로 활동을 꿈꾸며 영진에서 유학했다. 그는 2학년 때 영진 인문학백일장에 참가해 외국인 유학생 부문 장원을 받을 정도로 한국어도 유창하다. 그는 전문학사 학위를 받고 대구 지역의 한 호텔에 취업했다.한편 영진전문대는 전문학사 2768명, 학사 344명 등 총 3112명의 졸업자를 배출했다. 대학은 졸업식을 취소한 대신 17일부터 5일간 교내서 졸업생들이 기념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학사복 등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