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에 열리는 경주 벚꽃마라톤이 벚꽃 없는 마라톤이 될 상황에 놓였다. 최근 경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섭씨 10도를 유지하며 이상고온현상이 이어지자 경주지역 벚꽃이 예상보다 빨리 폈다. 기상청은 올해 벚꽃예상 개화시기를 3월말에서 4월 초순으로 예상했으나 이상고온으로 인해 5일정도 앞당겨져 경주 원화로 일대에는 지난 22일 경 이미 개화가 시작됐다. 23일 현재 마라톤코스에 따라 벚꽃의 개화정도를 살펴본 결과 마라톤 코스의 30%에 이르는 보문단지 내 벚꽃나무마다 꽃망울이 맺혀 있다. 매년 벚꽃나무의 개화를 살펴보면 꽃망울이 맺혀 2~3일 후면 개화가 시작된다. 벚꽃 개화 후 지기까지 일주정도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4월 2일이면 벚꽃이 진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마라톤 코스의 10%를 차지하는 경주 대릉원 일대와 천군로에는 23일 현재 개화가 이미 시작돼 대부분의 벚나무에서 꽃이 핀 것으로 확인됐다. 예상보다 개화가 빨리 진행되자 경주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근 이상 고온현상으로 개화가 빨리 진행 돼 답답한 심정이다” 며 “요즘같아선 기온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 또 “마라톤 경기 당일 보문일대는 벚꽃이 만개하고 경주시내 지역은 꽃잎이 날려 장관을 연출 할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벚꽃마라톤 대회 일정을 정해 놓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주시는 매년 4월 첫째 주 토요일에 벚꽃마라톤 날짜를 못 박아두고 있다.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벚꽃이 일찍 개화할 것이 예상 가능한 일임에도 경기 일정을 유기적으로 정하지 않고 못 박아 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황성동에 사는 주부 김모(31)씨는 “며칠 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원화로 일대엔 이미 꽃이 많이 피었다” 며 “이러다 벚꽃 없는 마라톤이 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일정변동에 대해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 ” 며 “만약 마라톤 일정상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 변경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한편 올해 벚꽃마라톤에는 황사발생여부도 대회개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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