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찾아왔죠? 해마다 찾아오는 꽃샘추위지만 올해는 더 춥게 느껴집니다. 푹 가라앉은 경기 탓인 모양입니다. 길가에서 노점상을 펴시는 분들 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꽃샘추위가 달갑지는 않을 겁니다.
오늘 이야기는 ‘노점’입니다.
‘노점’은 길가에 편 점포라 ‘路店’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말입니다. 그러나 ’노점‘은 ’露店‘이라 씁니다. ’露‘가 이슬을 뜻하는 ’이슬 로‘이기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죠?
이슬이 내리는 곳은 드러나 있기 때문에 ‘露’는 ‘드러나다’, ‘드러내다’라는 뜻의 ‘드러날 로’이기도 합니다. ‘노출(露出)’이라는 말에 쓰이는 글자입니다. 지붕이 없어 하늘이 드러난 한데를 ‘노천(露天)’이라 합니다. 이런 극장이 ‘노천극장’이죠.
‘노점’이란 ‘지붕이 없는 가게’라는 말입니다.
‘가게’라는 말은 대충 하늘만 가린 가짜집이란 뜻의 한자어 ‘假家’가 변한 말인데요, ‘노점’은 그런 최소한의 가리개도 없는 점포라는 말입니다.
덤을 좀 얹을게요.
전전긍긍하면서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뭔가 저지른 일이 드러나는 것을 이르는 ‘탄로(綻露)’라는 말이 있습니다. ‘綻’은 ‘솔기터질 탄’인데요, ‘솔기’란 옷을 만들 때 두 천을 맞대고 꿰맨 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탄로(綻露)’란 ‘옷의 솔기가 터져 드러나다’라는 말입니다.
부당하게 쌀직불금인가 뭔가를 타먹고, 복지비용을 떼먹은 그런 이야기 말고, 들어서 기분 좋고, 감동적이며 아름다운 일들이 많이 탄로 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