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주운수로 19km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불과 3개월 만에 마무리되면서 성급하게 사업이 진행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바다항로와 주운수로, 터미널 등으로 나눠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종합적인 환경영향 평가를 하지 않은 채 착공을 강행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24일 "환경영향검토 협의를 종료하고, 국토해양부에 환경부의 의견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해 12월11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경인운하를 공공사업으로 추진키로 결정한 뒤 불과 3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주운수로 19km 가운데 굴포천 방수로와 한강을 이어주는 연결수로 3.8km 구간에 대한 공사가 25일부터 진행된다. 공사에는 320억원이 소요되며 12월까지 연장 1.5㎞, 저폭 80m의 운하수로가 건설된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정부가 서둘러 운하를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김해진 팀장은 "환경영향평가는 식수와 토양 등의 계절적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걸리는 데 불과 3달여 만에 평가가 마무리됐다"며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수자원공사가 서둘러 경인운하를 건설하기 위해 짜맞추기식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 5일 경인운하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수자원공사로부터 1650쪽에 달하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건네받았다. 이후 환경부는 세 차례의 검토협의회를 열어 평가서의 보완을 요구했으며 18일 보완된 평가서를 건네받았다.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불과 20일 만에 마무리된 셈이다. 현행법에는 관계부서와 협의를 거쳐 45일 이내에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의견을 회신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지난 5일 국토해양부에 경인운하 주운수로 평가서 협의를 요청해 다음 달 19일까지는 충분한 검토기간이 남아있다는 소리다. 수자원공사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11일 만에 본안으로 완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당초 수자원공사는 1월22일 1,000쪽에 달하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내놓았으며, 환경부는 한 달여간 초안을 검토해 2월23일 검토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수공은 11일 만인 지난 5일 1650쪽에 해당하는 본안을 다시 환경부에 넘겼다. 이와 함께 주운수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만 우선 진행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수공은 주운수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4월 초께 인천(233만㎡)과 김포(165만3,000㎡)에 건설 예정인 터미널과 부두 등 항만시설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한꺼번에 환경영향평가를 하면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사업 계획이나 시행 시기는 물론 시행업자가 달라 같이할 수 없다"며 "다만 인천, 김포터미널 및 항만시설 환경영향평가시 누적평가 및 종합적 사후환경영향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수자원공사는 경인운하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는 물론 운하의 경제성을 놓고도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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