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열기로 유통업계가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는 야구용품 판매가 급증했고 홈쇼핑에서는 WBC를 시청하다 채널을 돌리게 되는 이른바 ‘재핑’효과로 매출이 늘었다. 편의점에서는 평일 낮 경기를 시청하려는 직장인들로 점심식사 대용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가 올들어 야구용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비 170%정도 늘었다. 특히 한국경기가 시작된 7일부터 22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10%나 급증했다. 스포츠 관련, 야구용품의 매출 순위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부동의 1위였던 축구용품의 올해 매출은 프로축구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전년 대비 6%나 감소했다.
GS홈쇼핑에서도 WBC 한국 경기가 열린 지난 6~8일 3일 동안,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매출이 전주 대비 30% 가량 상승했다. CJ홈쇼핑에서도 7일 밤 9시20분부터 판매한 ‘네오플램 세라믹 프라이팬 세트’가 5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도 WBC 첫 한일전이 열린 7일 저녁 7시 10분부터 하기스 골드 기저귀 판매 방송을 시작한지 한 시간 만에 2,000세트나 팔려 예상 목표보다 30%나 높은 매출을 올렸다.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린 8일에는 밤 9시30분부터 키친아트 직화구이기를 판매해 한 시간 만에 5,800세트가 판매됐다. 이는 예상매출보다 25%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TV홈쇼핑 매출은 TV앞의 시청자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결정되는데, 올림픽이나 월드컵, WBC 등 큰 스포츠 경기가 있는 경우 TV 시청 인구가 늘어난다. 이때 채널 이동을 통한 홈쇼핑 시청도 동반 상승해 매출을 증가시킨다.
편의점에서도 평일 낮 경기로 인해 호황을 누렸다. 이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경기를 시청하려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점심을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보광훼미리마트를 기준으로 본선 두번째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직장인들이 몰려있는 사무실 밀집지역의 200여 점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식품의 매출이 전주 대비 48.7% 증가했다. 특히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라면은 45.8%, 40.8%, 37.5%, 36.5%씩 늘었고 도시락은 무려 74.3%나 급증했다.
일본과 야구월드컵 준결승 대진 경기가 있었던 20일에도 같은 시간 같은 지역의 점포에서 먹을 거리 상품 매출이 전주 대비 46.4%나 증가했다.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라면의 매출은 43.1%, 37.5%, 40.9%, 36.7%늘었고 도시락은 68.8% 신장했다.
일본과의 WBC 야구 결승전이 열린 24일에는 전주 동기대비 5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훼미리마트 큰길타워점 김준석 점장은 “동료들과 TV를 보며 야구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도시락 등 먹을거리 상품을 많이 구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