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1.5도(세계평균 0.74도)상승하고, 1920년대에 비해 1990년대의 겨울이 한 달 정도 짧아졌다.
또 지난 38년간(1968~2005)간 동해의 표층수온은 0.82도, 남해는 0.98도, 서해는 0.91도씩 각각 오르는 등 평균 표층수온이 0.9℃ 상승,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진행 중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생산 변화’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농수산식품 생산량이 변화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품목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숭아 주산지 경북에서 충북, 강원으로 북상
통계청에 따르면 온대 과일인 사과는 지구온난화로 아열대 기후대가 증가하면서 재배적지 감소로 재배면적이 감소하는 추세다.
최적 생육조건이 연평균 11~15℃인 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은 증가하는 가운데 재배 주산지가 경북에서 충북, 강원 등으로 북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아열대 과수로 제주도에서만 재배됐던 감귤은 전남, 경남 등으로 재배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의 여파로 최근 포도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산지인 경북의 생산량 감소폭이 큰 가운데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강원이 새로운 주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내한성이 약해 주로 남부지방에 재배되던 쌀보리의 재배가능 지역은 충북, 강원까지 확대됐으며 고령화, 가격 경쟁력 하락 등의 원인으로 쌀보리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주산지는 전남에서 전북 등으로 북상하고 있다.
또한 기후온난화로 감자 이모작이 강원도지역으로까지 북상해 가을감자의 재배면적은 전국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전남과 전북의 가을감자 재배면적은 1990년 중반부터 역전돼 최근 전북 재배면적이 전남의 2배 이상으로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해 오징어 생산 증가...명태는 급감
기후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으로 온수성 어종인 오징어의 생산이 증가하고 조업실적도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 어장인 동해의 풍어(豊漁)와 별개로 수온변화에 따른 이동경로 변화에 따라 서해에서도 오징어 생산이 늘어났다.
또 15~19도에서 서식하는 대표적인 온수성 어종인 고등어의 생산량은 수온상승의 여파로 증가추세에 있고, 역시 온수성 어종인 멸치의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멸치를 먹이로 하는 고등어, 삼치, 다랑어 등의 생산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인 명태는 어린 새끼고기(노가리)와 어미고기의 무분별한 어획과 연안 수온 상승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겨울철 동해 연안에 산란하는 냉수성 어류인 도루묵은 수온 상승과 산란기 어획으로 자원이 감소해 1970년대 2만여톤으로 최고의 생산량을 기록한 이후 급격히 감소해 최근에는 평균 3,000톤 미만의 낮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변화를 통계 시계열을 통해 실증 분석한 결과 품목별로 다양한 변화가 실제로 관찰됐다"며 "오는 2020년까지 한반도 기온이 1.2도 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농어업생산 체계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돼 지역별로 기후온난화에 대응한 품목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작부체계를 반영하지 못하면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있으며 재배적지 확대 품목의 경우 가격 폭락 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품목을 바꿀 때는 고령화 등 농어업내부 여건과 저탄소 녹색성장, 시장개방 등의 외부여건을 동시에 고려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통계청은 "노동력 투입이 낮고 기계화가 용이한 작목, 화석연료 투입이 낮고 친환경농업육성에 적합한 품목으로 전환하고 시장개방에 따른 가격 경쟁력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작물별 기후온난화 대응기술 개발이 시급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별 새로운 농어업생산 재배치도 긴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