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엔고와 일본 제조기업의 위기’ 보고서를 통해 “국내기업은 환율상승(엔고·원저)에 의한 수출 경쟁력의 상대적 강화에 안주하지 말고 '포스트 엔고' 즉 '원고'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일본기업의 경영난이 올해 전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하지만 엔케리 청산에 의한 엔화의 '나홀로 강세'흐름은 어느 정도 일단락되고 있고, 무역수지 등을 포함해 일본경제의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엔화의 '나홀로 강세'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이 같이 진단했다.
연구소는 "최근 수년간 1달러 115~120엔, 1유로 160엔까지 진행된 엔저는 일본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실력 이상으로 과대 포장시켜 놓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우리기업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예컨데 도요타의 경우 해외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판매 호조에 편승해 2002년 이후 5년 연속 최고익을 경신하는 동안 수출비중이 2003년 52%에서 2008년 64%로 높아져 엔고 대응력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국내 기업들이 원달러, 원엔 환율 상승에 의한 수익성 개선의 효과가 환율 하락과 동시에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고환율의 도래'라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업체질 개선의 기회로 인식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구본관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일부 분야에서 확보한 대 일본 수출확대 기회는 철저한 품질관리, 철저한 납기 등으로 신뢰를 구축해 장기적 거래관계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