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맺어준 '인연의 끈'은 검거과정 만큼이나 길고 질겼다.
1999년 7월16일 전남 순천에서 신창원이 붙잡히던 날.
현장을 지휘하던 수사과장과 제보자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4일 광주 동부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김진희(57) 총경과 신창원 은신처를 제보한 공로로 특채돼 같은 경찰서 형사과에 근무중인 김영군(38) 경장.
두사람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신창원이 탈옥해 2년반 동안 전국을 누비며 경찰을 농락하고 다니던 시기였다.
경찰이 신창원을 코앞에서 놓친 것만 10여차례.
많은 경찰관들이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고, 신창원을 두고 '의적' 또는 '일지매'라고 부르며 감싸는 사람도 생겨났다.
낭떠러지에서 경찰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 바로 김 경장이었다.
육군 정보부대에서 하사관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김 경장은 당시 순천의 모 아파트에 가스관 수리를 갔다가 특유의 눈썰미로 은신 중이던 신창원을 알아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신창원 검거작전을 현장 지휘한 사람은 바로 김 서장이었다.
김 서장은 직원 80명과 현장으로 출동해 물샐 틈 없는 작전을 펼쳐 '신출귀몰'하던 신창원을 검거했다.
그 공로로 김 서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6명은 1계급 특진을 했으며, 결정적 제보자인 김 경장은 자신의 바람에 따라 경찰에 특채돼 '형사 1번지' 동부경찰서로 배치됐다.
그로부터 10년.
전남경찰청 홍보담당관으로 근무하던 김 서장이 총경급 전보인사에 따라 동부경찰서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창원 검거주역이었던 두사람이 나란히 근무하게 됐다.
김 서장은 "특채로 경찰관에 임용된 김 경장이 동부서에서 잘 근무하고 있다는 소식은 종종 듣고 있었다"며 "이제 베테랑 형사로서 중요 사건을 잘 해결 해주길 기대하고 있고,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장흥 출신인 김 서장은 1976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광주 남부서 수사과장, 전남청 수사 1. 2계장 등을 거친 수사통이다.
지난 2005년 총경으로 승진한 이후 제주청 생활안전과장과 완도 및 순천서장, 전남청 홍보담당관을 거쳐 지난 24일 제63대 동부서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