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 따른 금융권 부실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빨간 불이 들어온 5조원 규모의 PF채권 매입에 나선다. 부실 PF채권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중심으로 우선 매입해 나가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5월 출범할 구조조정기금도 함께 참여시킬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0일 국내 금융권 PF대출 사업장 1,667개 중 부실이 우려되는 165개(대출금액 4조7,000조원)사업장의 PF대출채권을 매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에 걸쳐 은행·보험 등 PF대출 사업장 1,667개에 대해 전수조사해 사업성을 3등급으로 분류한 결과, 조사대상의 60%인 996개가 사업성과 공사진행률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성은 양호하나 사업진행에 애로사항이 있는 '보통'은 506개(30%), 사업성이 미흡하고 사업진행도 미뤄지고 있는 '악화우려'는 165개(10%)로 조사됐다. 이를 금액기준으로 살펴보면 총 PF대출 69조5,000억원 중 '악화우려'는 전체의 7%에 달하는 4조7,000조원였으며 '보통'은 23조5,000억원(34%), '양호'는 41조3,000원(59%)였다. 금융 당국은 이중 악화가 우려되는 165개 사업장 정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부실우려 PF채권 매입은 채권액에서 충당금을 제외한 적정할인 금액을 우선 매입대금으로 지급하고 향후 매각해서 나온 수입과의 차액을 정산하는 '사후정산 조건부 방식'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병래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캠코가 자체 재원으로 우선 매입하고 상황을 지켜본 뒤 또다른 금융권 부실 채권 매입 기능이 있는 구조조정기금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매입대상 등에 대해서는 금융기관과 캠코 간 협의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이밖에 현재 저축은행권에서 시행중인 'PF대출 자율 구조조정 협약' 제도를 수정·보완한 후 전 금융권을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한편 2008년 12월말 현재 저축은행을 제외한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은 평균 3%로 은행권 기업대출 연체율(1.5%)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어 설명 PF(프로젝트 파이낸싱, Project Financing) : 대규모 위험사업에 대한 자금조달 수법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특정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에 대출해주면서 신용이나 물적담보를 보는 대신 해당 사업 자체의 경제성을 보고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기관들은 사업이 진행되면서 얻어지는 수익금으로 자금을 되돌려 받으며 국내에서는 은행, 상호저축은행, 보험사 등에서 이를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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