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를 앞두고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공천에 몰려있죠?
오늘 이야기는 '공천'입니다.
'공천'은 한자로 '公薦'이라 씁니다. '公'은 '사람들 속에 있는 나(我)'를 뜻하는 글자입니다.
'볏단(禾)을 끌어안고 있는 나' 즉, '私'와는 반대의 개념이죠.
'薦'은 '풀(草)'과 '廌(해치 치)'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해태'라는 말로 더 잘 알려진 '해치'는 전설속의 동물로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아는 동물입니다.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알기에 법과 관계가 있는 글자이기도 합니다. ‘法’의 본자가 ‘去’ 대신 '廌‘를 쓴 글자입니다. 법원입구에 해태상을 세워두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중국에서는 법관이 쓰는 모자를 '해치관'이라 합니다.
해치는 먹는 것이 까다로워 가늘고 긴 풀만 먹는데, 제 스스로 먹지 않고 사람이 두 손으로 공손하게 받들어 줘야 먹습니다. 이렇게 해치가 먹는 풀이 '薦'입니다. 그래서 '薦'이 '드릴 천', '받들 천'으로 쓰이는 것이고, 해치가 먹는 가늘고 긴 풀은 돗자리 같은 것을 만들기에 '자리 천'이기도 합니다.
'공천'이란 '공적으로 받들다'라는 말입니다.
오늘날의 공천은 공천인지 임명인지 분간조차 어렵죠? 일꾼을 뽑는 일이 제대로 잘 되기를 바라는 민심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