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에 이어 조카사위 연철호씨,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에 대한 잇단 체포 및 소환조사로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참고인' 신분으로 11일 권양숙 여사에 이어 12일 아들 건호씨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건호씨는 외환관리법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이날 석방된 연철호씨와 박 회장 간 500만달러 거래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 여사는 2007년 6월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의 돈 100만달러를 받는 등 총 13억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100만달러는 건호씨의 유학 중 생활비로 쓰였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권 여사와 건호씨는 이번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참고인 신분"이라며 피의자 신분이 아님을 분명히 해 사법처리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건호씨나 연씨의 경우 이번주 초 1∼2차례 정도 더 조사를 받을 예정으로,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노 전 대통령 주변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노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사법처리하기 위한 수순인 셈이다.
검찰은 박 회장의 돈 100만 달러를 권 여사에게 전달한 정상문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10일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을 "포괄적 뇌물 공범"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박 회장이 조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전화로 요청해 돈을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 전 대통려의 사법처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번 사건과 관련 세번째 글을 올려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시기·방법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세번째 글에 대해 "진실 규명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