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I)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면서 국내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월중 소비자심리지수(전월보다 14포인트 상승한 98)가 4개월 만에 최대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전일(28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300선이 붕괴되기도 했고, 국외여행객 감소 우려로 항공주와 여행주가 직격탄을 맞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번 SI공포가 우리증시에 얼마나 지속될지 파장은 어느정도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태가 국지적인 차원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과거 '사스' 경험을 겪어 증시의 내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차은주 연구원은 29일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의 감염도 과거사례들처럼 국지적인 선에서 제한될 것으로 보여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사스가 발생했던 2002년 11월 이후 아시아로 유입되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감소세를 나타내긴 했으나 그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며 "오히려 경기의 회복과 맞추어 투자자금이 다시 강하게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LIG투자증권 유신익 연구원은 "이번 위기의 근본이 실질적인 경제 및 금융시장 노출위험 증대보다는 ‘바이러스 위기에 따른 추가 경기침체’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에 기인하는 점이 크기 때문에, 5월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에 따른 경기지표의 소폭 개선이라도 확인될 경우 이번 위기에 따른 증시의 부정적 효과를 충분히 상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은 근본적인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해 투자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나대투증권 김진호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동반조정을 유발한 SI의 경우 아직 그로 인한 영향을 속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대내외 불안에도 불구하고 최근 펀더멘털지표(기업실적, 경제지표)의 개선을 감안할 때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뜻하지 않은 악재의 출현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조정압력이 높아진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을 이끄는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기업실적과 경제지표라는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폭인 66억5000억 달러 흑자를 냈다는 소식과 함께 4월에도 3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반등에 나서고 있다. 오전 10시 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3.69포인트 상승한 1313.93을 기록중이다. ◇ 사망자 확산속도 빨라 사태 심각해질 수도 하지만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 사태가 과거 질병 사태 때보다 확산속도가 빨라 심각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가 통제 가능한 범위를 넘어 장기화 된다면, 최근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주춤거리면서 증시는 다시 조정양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발생했던 조류독감의 경우에는 사망자 100명 발생 시까지 발병 후 약 2년 이상 소요됐고, 2003년 사스 사태때는 5개월만에 100여명이 사망했다. 이번 SI의 경우 사망자수가 지난 14일 이후 2주일간 150명이 넘었고, 과거 질병감염 사태때보다 확산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주익찬 연구원은 "이번 SI 확산 속도는 사스와 조류독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피해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극단적인 경우, 세계은행 보고서에서 언급된 것처럼 돼지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로 확산 시 경제적 부담은 3조 달러,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5%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돼 이 경우 글로벌 경제 펀더멘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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