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뜻대로 잘 되지 않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건지 모릅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무슨 일을 하려면 남에게 좀 구구한 부탁도 해야 하고, 때로는 비위가 상하더라도 남의 비위를 맞추는 짓도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네요!! 오늘 이야기는 '비라리'와 '비나리'입니다. 구구하게 남에게 부탁하는 것을 '비라리'라 합니다. 주로 '비라리를 치다'의 꼴로 쓰입니다. 곡식이나 천 따위를 얻어 모아 제물을 장만하여 귀신에게 비는 일을 이르던 말인데 확대되어 쓰이는 말입니다. 비슷한 말로 '비나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첨하여 비위를 맞추는 것을 말하는데, 걸립패(乞粒牌;마을의 공동경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집집마다 다니면서 풍악을 울려 주고 돈이나 곡식을 얻으러 다니는 무리)가 마지막으로 행하는 마당굿에서 곡식과 돈을 상 위에 올려놓고 외는 고사 문서나 문서를 외는 사람을 이르는 말에서 온 말입니다. 역시 '비나리 치다'의 꼴로 쓰이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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