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급변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새로운 볼거리나 들을 거리, 즐길 거리나 먹을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생소한 이름의 새로운 직업마저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입니다. 게 중에는 채 알려지기도 전에 사라지는 것도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 속에 부각되는 것도 많이 있죠? 오래전에 생겼으나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가 새로이 부각되는 것도 있겠네요.
오늘 이야기는 '부각'입니다.
'부각'이란 뭔가 독특하거나 세인들의 관심이나 입맛에 맞아 소위 ‘뜬다’라고 하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한자로 '浮刻'이라 쓰는데요,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뜨게 새기다'가 됩니다. 이 말은 조각기법의 한 종류에서 온 말입니다.
'양각'이나 '음각'이란 말 아시죠? 글씨나 그림 따위가 도드라지도록 양각으로 섭새기는 것을 '부각'이라 합니다. (섭새기다 ; 양각으로 새기다)
금강산 내금강에 고려 말 나옹조사가 중건한 묘길상암(妙吉詳庵)이라는 절의 절터가 있는데 절은 사라지고 없지만 높이 40m의 절벽에 섭새긴 ‘묘길상부각(妙吉祥浮刻)’이라는 마애여래좌상이 있습니다. 불상의 높이가 15m, 얼굴 높이만 3.1m인 웅장한 거대불상으로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제102호로 지정되어있죠.
부각되던 금강산관광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묘길상부각(妙吉祥浮刻)’이 새로운 볼거리로 부각될 날이 오리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