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정부 여당을 겨냥,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는 표현을 쓰며 맹비난했다. 윤 청장은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권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을 집중 겨냥, 강력 비판했다. 향후 총장직 사퇴와 정치권 행보와 관련해선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애둘러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날 윤 청장의 대구 방문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날 이례적으로 그를 찾아 국민의 한사람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윤사모(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등 80여명의 지지자들은 환영현수막과 지지 티켓을 들었고 각종 환영 화환도 검찰청 주변에 깔렸다. 검찰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난 윤 총장은 "(대구지검은) 제가 27년 만에 늦깎이 검사로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한 초임지다"라며 "제가 여기서 특수부장을 했고 몇 년 전에 어려웠던 시기에 저를 따뜻하게 품어줬던 곳이다. 떠나고 5년 만에 왔더니 정말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이어 윤 총장은 '부패완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수사청 법안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청장은 "그런데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다"며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으로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당의 움직임에 검사장회의 소집 등으로 대응할 것인지라는 질문에는 "지금 우리 검찰 내부 의견들이 올라오면 아마 검토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수사청 반대를 위해 직을 걸겠다고 한 것이 총장직 사퇴를 뜻하느냐는 취지의 질의에는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윤 총장의 언론 인터뷰를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중하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에 관해서는 "거기에 대해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윤 총장은 이날 김찬돈 대구고법원장을 예방한 뒤 대구고검·지검으로 돌아와 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진 뒤 직원들과 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구내식당에서 만찬을 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윤사모 한 인사는 "이날 윤 총장은 대대적 환영에 정중한 목례를 취하는 등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부터 이어온 전국 검찰청 순시 마지막 일정에 여권의 중수청 설치에 부패 완판이라는 강력 메시지를 냈다"면서 "TK에서 정부 여당과 각을 제대로 세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줌에 따라 정치적 행보 가능성도 미리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