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에서 무장단체에 납치 살해된 고 엄영선씨(34)의 영결식이 2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 유족과 지인들의 애도 속에 엄숙하게 치러졌다. 장례를 주관한 수원 형제침례교회는 이날 낮 12시 연화장 2층 빈소에서 유족과 교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국환송예배(발인예배)를 통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고인과 함께 교회 청년부에서 활동했던 이모씨는 조사에서 "오지에 가서도 의료 봉사자들의 자녀들을 가르칠 정도로 언니는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했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씨는 "언니는 편지에서 자신은 선생님이 천직인 것 같다며 너무나 행복해했는데 더 이상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돼 너무나 슬프다"며 "오늘은 헤어지지만 나중에 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눈시울을 붉혔다. 교인들은 예배를 마친 뒤 삼삼오오 모여 고인을 추억하며 장례절차가 모두 끝날 때까지 유족들의 곁을 지켰다. 예배가 끝나고 오후 1시 30분께 승화원으로 운구된 시신은 8번 화장로에서 1시간 30여분에 걸쳐 화장된 뒤 유골함에 담겨 유족에게 전달됐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유족과 교인들은 분향실에서 예배를 통해 이승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배웅했다. 영결식 내내 눈물을 참지 못하던 고인의 아버지(63)와 동생(31)은 관에 담긴 시신이 화장로로 들어가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끝내 오열하다가 탈진했다. 교인들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다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화장이 끝난 뒤 고인의 유골은 연화장 내 추모의 집에 5년 전 작고한 어머니의 유골과 함께 안치됐다. 한편 지난 20일 고인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고인이 오른쪽 턱과 인중, 머리 부위에 4발의 총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신원 확인을 위한 고인과 아버지 엄씨의 DNA대조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앞서 고인은 지난 12일 예멘 북부 사다지역에서 독일인 여성간호사 2명 등 외국인 봉사단원 8명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무장단체에 납치된 뒤 3일 만인 15일 동행했던 독일인 여성 간호사 2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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