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위조 방지기술로 무장한 5만원권 지폐가 23일부터 시중에 본격적으로 유통된 가운데 대구·경북의 경우 14개 금융기관에 1,097억원이 풀렸다. 지난 1973년 1만원권 발행 이후 36년 만에 새로 나오는 국내 최고액권인 5만원권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5만원권 화폐가 유통되는 것에 대해 대형마트와 은행 등은 발빠르게 신권 관련 이벤트를 마련하고 특수를 노리고 있다 반면 동네 슈퍼와 세탁소 택시 운전자 등은 잔돈 마련 걱정을 늘어놓는 등 고액권 유통에 대한 기대반 우려반 하고 있다. 대구지역 재래시장 영세상인과 음식점, 택시 운전자, 세탁소 등은 고객이 고액권을 지불할 경우 잔돈을 거슬러 줘야 하는데 5만원권이 시중에 유통되면 그만큼 더 많은 잔돈을 구비해야 한다며 걱정이다. 실제 대구지역 모 택시의 경우 2,200원인 기본요금 거리만 운행하고 5만원권을 낼 경우 잔돈으로 4만7,800원을 거슬러 줘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대형마트처럼 소비자들이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과 달리 소량의 생필품 위주로 판매되는 동내 슈퍼마켓도 고액권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반면 금융업계와 대형유통 및 백화점, 은행권은 5만원권 유통을 환영하며 특수를 노리는 등 반색하는 분위기다. 금융계는 고액권의 발행으로 그동안 수표 발행에 따른 비용과 부담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매년 수표 발행 비용으로 대구은행의 경우 수백억원이 들었지만 고액권 발행으로 어느정도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보유해야 할 지폐 수가 크게 줄고 현금 입출 및 계산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가전판매점 등도 신권 유통을 반기며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5만원권 유통에 맞춰 '4만9000원 코너' 등 5만원 이하 상품군이 새롭게 등장하고 신권 지불 고객에 대한 우대판매가 예고되는 등 각종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다. 지역 소비자시민단체 일각에서는 고액권 발행에 따른 물가 상승과 과소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5만원권에 맞춰 4만원대 후반 상품을 5만원으로 올릴 수 있고 서비스업계 등도 5만원대 상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김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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