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 중인 경찰관들이 인적이 드문 한 농촌지역에서 경운기와 함께 농로에 추락한 60대 노인을 극적으로 구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상북도 의성경찰서 단밀파출소 김수철 경사와 문종철 경사.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9시30분쯤 의성의 한 농촌마을을 순찰하던 중 경운기와 함께 1.5m 높이의 농로 아래에 추락해 있는 A씨(65)를 발견했다.
A씨가 추락한 곳은 날이 어두워지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질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김 경사는 "마을입구를 지날 무렵, 농로 아래서 어렴풋이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며 "곧장 순찰차를 세우고 농로 아래쪽을 살폈는데 A씨가 경운기에 깔려 신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경사와 문 경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순찰차로 달려가 만일 사태를 대비해 차량에 싣고 다니던 장비를 꺼내 농로 아래쪽으로 뛰어 내렸다.
A씨는 이미 2시간여 동안 경운기에 깔려 있었던 상태로 기력이 상당히 쇠약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경사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며 "곧장 119구급대에 연락을 취한 뒤 경운기에 깔려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A씨에게 어떤 조치든 취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김 경사와 문 경사는 경운기에 깔려 있는 A씨의 하반신 아래쪽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날 내린 비로 농로 아래쪽은 상당량의 물이 고여 있었기 때문에 구조작업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40여분 만에 A씨 구출에 성공한 김 경사와 문 경사는 뒤늦게 도착한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A씨를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고 다행이 A씨는 가벼운 저체온 증세와 타박상 정도의 상처만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A씨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며 "만일 시간이 좀 더 지체됐다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한 주민은 "김 경사와 문 경사의 헌신적인 조치로 자칫 위험에 빠질 수 도 있었던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것"이라며 "이들이 있어 정말 든든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이날 오후 7시30분쯤 농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경운기 조작미숙으로 농로 아래로 추락했던 것. 정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