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배낭여행객 2명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州) 남서부 농장지대에서 5일째 생사가 불투명해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호주 경찰은 지난 22일 오전 그리피스 인근 농장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안경화(26·여) 김민석씨(25)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본격 수색에 착수했다고 호주 ABC방송이 AAP통신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농장에서 지내면서 과실을 수확하는 일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안씨와 김씨는 되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여권과 핸드폰, 현금이 든 지갑과 신용카드 등 이들의 소지품은 농장에서 발견됐다.
ABC는 그러나 이들이 간밤에 다른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간 것으로 경찰이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실종된 이들이 전날 새벽까지 다른 한국인 배낭객 6명과 여러 시간에 걸쳐 농장에서 술을 마신 뒤 새벽 3시께 노란색 소형 현대차를 몰고 밖으로 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실종신고는 이튿날인 23일 오후 12시30분께 접수됐다. 김씨는 실종 전날인 21일 농장에 처음 간 것으로 확인됐다.
농장은 그리피스 인근 스탠브릿지를 가로지르는 맥클린타이어 로드 상에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27일 실종자들의 사진을 공식 배포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인근 용수로와 농장 일대에 대한 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또 경찰 과학수사대는 이들이 평소 머물렀던 농장에서 단서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별안간 밖으로 나간 평소와 다른 돌출 행동으로 인해 실종자들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그리피스 리튼 경찰서의 애미 경사는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미디어 접촉 권한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을 일일이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면서 "경찰과 자원봉사자 20여 명이 여전히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만을 언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 총영사관은 사건 경위 파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봉행 영사는 "남성은 실종 하루 전날인 21일 농장에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신고가 접수된 다음날 한국의 가족들에게 실종 사실이 통보됐다"면서 "경찰이 소재 파악 중이지만 워낙 광대한 지역이라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한국과의 교류의 일환으로, 젊은층을 상대로 일하면서 여행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이하 워킹비자)를 제공하고 있다.
워킹비자를 보유한 이들은 도심 외곽의 농장을 비롯해 주요 도시의 한인상점과 공장 등지에서 일하면서 호주 문화를 체험한다.
사과, 아스파라거스, 체리 등은 대체로 수확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감귤과 야채는 연중 내내 수확하는 것으로 전해져 한인 워킹비자생들의 농장 유입은 계절과 상관 없이 지속되는 추세다.
사진=한국인 배낭여행객 2명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州) 그리피스시 외곽의 한 농장에서 5일째 실종돼 경찰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호주 경찰이 27일 공식 배포한 안경화(26·여) 김민석씨(25)의 모습.